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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기금 대출이자 대폭인하
입력2002-01-31 00:00:00
수정
2002.01.31 00:00:00
남북교류협력 추진협 잠정합의정부는 남북협력기금의 대출이자율을 한시적으로 현행 4%에서 1~2%대로 대폭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31일 정세현 통일부 장관 주재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방침'의 후속조치로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협력기금 대출이자율을 현행 4%에서 한시적으로 1~2%대로 인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대출금 상환기간도 3년 거치 5년 상환조건에서 '수익발생 시점'부터 5년 내로 대폭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강산 면세사업의 경우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관계부처간 회의를 통해 현대아산의 사업변경을 승인, 이르면 오는 4월께 금강산 외국상품판매소(면세점) 설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 대화 모멘텀 유지가 목표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특혜성 지원을 쏟아붓는 것은 남북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도 북측을 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대화채널이 필수적이라는 것.
정부의 한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속돼야 이를 계기로 남북 당국간 대화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의 회담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현대의 자금악화도 정부의 협력기금 대출조건 완화 등 직접 지원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20억~30억원의 외부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당국간 회담호응, 금강산 특구지정, 육로개방, 개성공단 개발착수 등의 전향적인 조치를 가시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야당 등이 '달러(돈) 주고 대화 구걸'이라는 비난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 정부의 대북정책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 형평성 논란 가열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과 관련, '정경분리에 따라 지원불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은 현대아산이라는 사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특혜시비가 떠나지 않는 형편이다.
특히 국민 세금인 협력기금을 지원하면서도 상환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뒤따르지 않아 고스란히 국민부담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금강산 내 외국상품판매소(면세점) 허용도 정부가 장전항을 오가는 관광선에 내항면허를 내준 것과 배치된다.
따라서 면세점 설치가 금지돼 있는 국내 다른 관광지와의 형평성에 어긋나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부시 방한이 분수령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결과가 남북관계 개선에 일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30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한축'으로 비유하는 등 강경발언으로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마저 경색될 위기상황에 놓이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다시 냉기류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꺼져가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불씨를 살려 남북 당국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금강산 시나리오'가 최악으로 비화될 조짐도 없지 않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진정한 정경분리는 (부시 미 대통령 발언 등) 정치적인 상황과는 무관하게 남북간 민간교류나 경협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지만 이 같은 원칙이 남북관계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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