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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들조차 수도권 기업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 대표 중소기업이라 한들 관심도 없고 선입견만 갖고 있습니다." (지역 대표업체 A사 사장)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성장성이 높고 지역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는 A사지만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일만큼은 자신이 없다. 젊은이들 대부분이 대기업을 지향할 뿐 중소ㆍ중견기업에는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풍토 탓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정보 없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금방 떠나는 현실이다. 사정이 이러니 필요한 인력은 많은데 정작 쓸 인재는 찾기 힘들다. 이는 결국 지역경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연 향토기업들은 젊은 꿈을 펼치기에 부족한 열악한 회사들일까. 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의 고용창출 촉진 채널 구축' 조사를 보면 답은 정확히 '아니오'다. 각 지역마다 숨겨진 '흙 속의 진주'처럼 알짜배기 유망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앞서 KIAT는 강원ㆍ대전충청ㆍ광주호남ㆍ대구경북ㆍ부산울산경남ㆍ제주 등의 권역으로 나눠 수도권 기업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지역 우수 중소ㆍ벤처기업 발굴에 나섰다. ▦연매출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 ▦일정기준 이상의 매출액과 종업원 수 ▦각종 특허 보유 및 우수 중소중견기업 ▦전국 테크노파트 입주기업,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등 ▦KIAT에서 추천하는 기업(월드클래스300 등) ▦중소기업 정부인증 마크 획득기업(예:이노비즈 인증) 등이 대상이었다. 이들을 놓고 KIAT는 사업내용, 매출액, 종업원수, 복지제도, 구인정보, 채용기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면밀히 검토, 우수 중소ㆍ벤처기업 100개를 발굴했다.
이들 중소ㆍ중견기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미래성장성ㆍ급여ㆍ복지 측면에서 대기업 못지 않아 그간의 선입견이 편견에 불과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 기업은 비록 기업명은 낯설어도 일하기에는 최고의 직장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성장성 측면에서 전력 반도체 전문업체 메이플세미컨덕터(대전충청)는 회사 설립 이래 단 한번도 매출이 하락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메모리반도체 위주여서 경쟁기업이 적은 이점을 살려 지난해에는 5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리스템(강원)은 지난 1960년 동아X-선공업사로 설립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국내 엑스레이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근무환경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척박하다는 기존 관념과 다르다. 터치스크린 모듈 제조업체 에스맥(대전충청)은 출근시간이 자유로우며 하루에 8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8시간 근무 외의 추가 업무에 대해서는 확실한 수당이 지급된다. 직원만족도가 높아 이직률이 5%도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에 대한 회사 측의 투자도 과감하게 이뤄진다. 선박 블록 제조업체 유일(광주호남)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제조업체 덕산하이메탈(부산울산경남)은 직무관련 석박사학위 과정에 학자금을 지원한다. 대불단지에서 완성품을 제조하는 소수 업체를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유일은 선박 블록 제조에 관한 국내 1위의 기술력으로 조선 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상승했다. 덕산하이메탈은 설립 5년 만에 세계 3대 솔더볼 업체로 자리잡았고 국내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대우 면에서 직원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대전충청)는 매년 말 우수사원을 선정해 개인당 회사 주식을 3,000주씩 지급한다. 또 모든 직원의 자녀에게 학자금을 제공하며 배우자 건강검진까지 지원한다.
직선운동 시스템 및 부품 제조업 삼익THK(대구경북)는 우리사주취득기금을 운용해 직원 모두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2005년 회사가 전액 출연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등을 제공한다.
열교환기 제조업체 동화엔텍(부산울산경남)도 복지기금을 조성해 주택구입자금을 저리 대출해주며 글로벌 단조회사 태웅(부산울산경남)은 주택지원 및 생활안정을 위한 복지기금을 운용하고 대학교까지 자녀 학자금을 전액 지급한다.
이 외에도 복지수준이 크게 향상된 기업들이 눈에 띈다. 전국 60%의 성형외과에 성형제제를 공급하는 휴젤(강원)은 여성 인력이 많은 특성상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같은 복지를 공무원에 준해 제공한다. 이 회사는 기업은행과 SK증권이 함께 운용하는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한국콜마(대전충청)도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육아휴직을 전적으로 보장하는 등 복지제도가 활성화됐다. 국내 선박기자재 업체 중 영향력이 큰 곳 중 하나인 부산 향토기업 비아이피는 지역사랑 음악회, 장학금 사업 등 다채로운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KIAT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한 100개 지역 우수 중소ㆍ벤처기업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확산되면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와 지역고용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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