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인사제도가 내년 3월1일을 기준으로 대폭 바뀐다. 12월 초에 실시될 인사에서 대규모 발탁 인사가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이 직급연한 축소와 인사고가 평가제도 개선, 누적식 연봉제 등을 골자로 한 신인사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는 웬만한 삼성 계열사들의 경우 입사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0년 이하로 줄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입사에서 부장 승진까지 직급연한이 18년이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경우 20년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물산(상사 부문),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이 내년 3월1일자로 직급연한을 축소한다. 삼성전기는 현재 사원ㆍ대리ㆍ과장ㆍ차장ㆍ부장 등 각 단계별 승진연한을 4ㆍ4ㆍ6ㆍ6년(총 20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는 4ㆍ4ㆍ5ㆍ6년으로 줄여 입사에서 부장 승진까지의 진급연한을 19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직급연한 축소에 나선다. 현재 상사 부문은 입사에서 부장 승진까지 진급연한이 21년으로 다른 계열사보다 길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 승진연한을 각각 1년씩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사 부문은 부장 승진까지 걸리는 기간이 종전 21년에서 19년으로 2년 단축된다. 삼성중공업도 직급연한 축소를 결정했다. 현재 4ㆍ5ㆍ6ㆍ6년으로 돼 있는 각 단계별 승진연한을 4ㆍ4ㆍ6ㆍ6년으로 바꿔 입사에서 부장 승진까지 걸리는 기간을 종전 21년에서 20년으로 단축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들 계열사의 경우 비금융 계열사 중 승진연한이 긴 회사에 속해 있다"며 "이번 개편으로 대부분의 비금융 계열사 직원들의 부장 승진연한이 20년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급연한 축소와 함께 인사고가 평가제도 개선과 누적식 연봉제 도입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인사고가 평가를 종전 8단계에서 5단계로 단순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인사고과를 나쁘게 받더라도 최소한 전년도 연봉을 유지해주는 누적식 연봉제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자가 시행하고 있는 인사고과 평가 단순화와 누적식 연봉제 등을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삼성LEDㆍ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은 이 같은 제도 도입을 거의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다른 계열사도 현재 삼성전자가 시행하고 있는 신인사평가 시스템을 자사에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젊은 조직과 리더라는 올해 정기 인사 트렌드에 맞춰 인사제도도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해보인다"면서 "이 같은 변화는 시대적 요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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