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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랩도 맥못추네

대·중소형주 구분없는 약세에 개별 종목 모멘텀 부각 안돼<br>포트폴리오별 수익 차이 없어

최근 국내 증시가 대ㆍ중소형주 가리지 않는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자문형랩들이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에도 불구하고 대동소이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반이 하락하면서 개별 종목의 모멘텀이 부각되지 못하다 보니 포트폴리오가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9일 국내 한 증권사가 판매 중인 자문형랩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8일까지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5.56% 떨어지는 동안 주요 자문형랩도 4~5% 이상 하락하며 시장을 소폭 앞서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비중이 약 25%대인 브레인투자자문의 랩들이 -4%대를 기록했다. 브레인랩은 삼성전자 하락에 따른 수익률 손실이 컸지만 각각 11%씩 담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선전하면서 낙폭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인랩은 삼성전자 주가 140만원대가 깨진 지난달 기존 30% 수준으로 유지하던 삼성전자 비중을 25%대로 낮추고 대신 현대차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주 비중을 높이며 포트폴리오를 정비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꾸린 이룸투자자문 랩도 최근 한 달 간 -5% 후반의 수익을 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룸랩은 전체 투자 종목의 3분의1만 대형주며 삼성전자 편입비중도 15% 미만이다. 1년 성과는 5월까지 이어진 중소형주 강세 덕에 10%를 기록하며 주요 자문형랩 중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계획 우려로 대ㆍ중소형주 구분 없는 약세장이 펼쳐지면서 최근 수익률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그로쓰힐ㆍ프렌드ㆍ한투운용 등의 랩들도 -6~-4% 대로 시장 수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 크게 빠진 삼성전자 편입 여부로 수익률이 크게 갈리지는 않았다. 삼성전자와 자동차주 편입 없이 현대건설ㆍ대우건설ㆍLIG손해보험 등 낙폭과대주와 일부 내수주 중심으로 투자한 코스모자산운용의 랩도 같은 기간 -4% 초반의 성과를 냈다.

다만 세븐아이즈랩은 같은 기간 -0.35%로 다른 상품과 시장 대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세븐아이즈랩은 삼성전자가 포트폴리오에 8% 편입됐지만 부산가스ㆍ한전ㆍKTㆍSK텔레콤ㆍ롯데쇼핑 등 유틸리티ㆍ배당주로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꾸려 최근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시장이 안정된 상태에서 개별 기업의 위험이나 모멘텀이 다를 때 가장 잘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최근 장은 시장의 위험이 개별 기업의 특성을 다 덮어버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포트폴리오별 성과 차별화가 나타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이 충분히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서는 자문사 포트폴리오 별 수익률 차별화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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