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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은행ㆍ보험 8월29일 `한집살림`
입력2003-08-03 00:00:00
수정
2003.08.03 00:00:00
안의식 기자
회사원 K씨는 3년 동안 불입해 만기가 된 적금을 찾기 위해 오랜만에 거래 은행을 찾았다. 적금을 찾은 후 목돈을 다시 굴릴 상품에 대해 은행 직원과 상담을 나누던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은행 점포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보험판매 창구. 평소 연금상품 가입을 고려하고 있던 K씨는 보험판매 창구의 모집인과 먼저 상담을 하면서 연금보험의 종류와 각 상품의 특징에 대해 듣게 됐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이 보험료가 약간 저렴하다는데 솔깃한 K씨는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상품인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했다. 이 상품을 개발한 곳은 K씨가 잘 모르는 외국계 생보사 였지만 자신이 줄 곧 거래해 온 은행의 신인도를 믿고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는 8월말부터 시작되는 방카슈랑스 영업의 모습을 미리 상상해 본 것이다. 은행 창구에서의 보험 가입. 다소 낯선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런 생소한 금융거래가 우리나라에서도 곧 시작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거래의 편의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고 금융권 전체로는 은행과 보험의 영역 허물기로 대변되는 `방카슈랑스`. 방카슈랑스가 무엇인지, 또 은행 거래와 보험 계약의 패턴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알아보자.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방카슈랑스(Bancassurance)는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보험사가 은행지점이나 다른 금융사의 점포를 보험상품의 판매으로 이용해 은행원이 직접 보험상품을 파는 영업형태를 말한다.
개인의 저축성향이 단순한 복지차원이 아닌 노후를 대비하는 쪽으로 바뀌고, 기관의 대고객 유대관계가 갈수록 느슨해지고 다변화되는 추세를 보여 금융사에서도 보다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에서 생겼다.
또 시장개방 추세가 진전되면서 시장의 영업망이 크게 변모하고 은행과 보험회사 간의 상호주식보유 등 규제완화도 이 같은 새로운 영업분야 등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방카슈랑스가 처음 등장한 유럽에서는 이 같은 금융상품의 판매 체계가 보편화돼?생명보험상품의 20%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의 경우 55% 정도가 방카슈랑스 형태로 판매된다. 미국도 상품의 13%가 은행을 통해 고객에 전달된다.
◇보험상품에 대한 신인도 제고=보험상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최근 크게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나쯤`가입해 주는`상품이다. 그렇다면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있을까.
방카슈랑스의 국내 도입은 보험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보험이 `어쩔 수 없이`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대비 수단으로 꼭 필요한 금융상품이고, 따라서 나에게 맞는 보험은 자신이 스스로 가입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더욱이 보험상품을 은행이나 기타 금융사에서 판매할 경우 그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는 물론 판매 대리점 역할을 하는 은행 등의 공신력도 상품 선택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보험상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방카슈랑스를 계기로 더욱 빠르게 진행돼 보험상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고객의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도 있다.
◇은행업무와 보험계약을 한번에=방카슈랑스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보험상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과 함께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의 가장 큰 의미는 보험사에 가장 큰 판매 창구가 추가로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보험가입을 고려하는 잠재 고객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 예ㆍ적금 상품과 같이 자신이 보험가입을 원할 경우 은행 직원들과의 상담을 통해 충분한 상담을 나눌 수 있고, 가입하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은행 업무를 보면서 보험 가입을 위한 상담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한 은행에서 생ㆍ손보 각 3개사의 상품을 구비해 판매하기 때문에 보험상품의 비교 가입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보험료도 장점=이밖에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소비자들의 이점은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기존 상품보다 저렴하다는 것. 상품 또는 제휴 관계에 있는 은행에 대한 판매 수수료에 따라 보험료 인하폭이 다르겠지만 보험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가 일종의 대형 대리점인 은행과의 거래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해서는 설계사나 일반 대리점에 지급되는 사업비보다 낮은 사업비를 책정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보험료를 낮춘 온라인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방카슈랑스 보험 상품 역시 저렴한 보험료를 다소 낮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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