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IMF)이 우리나라 정부가 보증을 선 국가채무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IMF는 특히 정부보증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정부의 출연으로 이뤄지는 보증기관들의 기업 보증채무가 구조조정 등에 걸림돌로 작용하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2주간 실시되는 IMF와의 연례협의에서 실사단은 이례적으로 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 등 국내 보증기관들과의 면담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IMF 측은 신보ㆍ기보에 보증규모 및 보증 대상 기업 등에 관한 내용의 질문서를 보내온 상황이다. 보증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지난 2006년 IMF가 (정부의) 중소기업 보증총액이 많다고 한 지적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보증기관과의 면담까지 하는 만큼 중소기업 신용기관에 대한 정부의 추가 출연에 어떤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정부보증채무는 28조1,128억원. 국내총생산(GDP)의 2.7%의 규모다. 예금보험채권이 주를 이루는 정부보증채무는 2001년 구조조정자금으로 사용되며 106조원까지 치솟았다가 2004년 66조원, 2007년 33조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9월 외화유동성 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의 외화차입에 대해 정부 보증이 실시되며 2009년 정부 결산에 정부보증채무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정부는 은행들의 외화차입 보증을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며 보증한도를 1,000억달러로 정했고 이와 함께 2010년까지 40조원 한도에서 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채권도 정부가 보증한다. 와화차입 보증한도가 전부 소요되지는 않겠지만 구조조정기금채권과 함께 170조원의 정부보증채무가 추가되는 셈이다. IMF가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은 정부보증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올해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부쩍 늘어난 보증기관에 대한 정부 출연금이다. 이번 추경에서 정부는 중소기업이 은행대출을 원활히 받기 위한 신용보증공급 규모를 본예산보다 12조9,000억원 늘렸다. 특히 이번에 IMF의 면담조사가 실시되는 신보와 기보에 추경을 통해 각각 1조800억원, 5,20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IMF가 이번 연례협의에서 중소기업 보증에 대해 체크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증규모가 많다고 지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가별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ㆍ일본ㆍ대만 등은 정부가 보증하는 공적자금보증제도가 발달된 반면 유럽ㆍ미국 등은 민간상호보증제도가 발달돼 있다. 한편 IMF는 4월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로 유지한 반면 내년 전망치는 4.2%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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