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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3년 初心의 자세로

회고해 보면 2년전 金대통령의 당선을 전후로 한 국내의 경제상황은 실로 국가부도 직전이었다. 그해 12월18일 외환보유액은 39억달러까지 뚝 떨어졌으며 환율은 달러당 1,964원까지 치솟았다. 그로부터 2년, 외환보유액은 72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환율은 1,130원대로 하락, 이제는 수출 채산성을 걱정할 정도가 됐다. 취임당시 1년반안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겠다던 대(對)국민약속을 대통령은 지킨 것이다. 외교 수행능력은 물론, 특히 대북(對北)정책 기조인 「햇볕정책」도 세계각국의 평가와 지지를 받고 있다.그러나 대대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金대통령의 이같은 업적은 옷 로비사건을 비롯한 최근의 국정혼돈으로 거의 빛 바랜 느낌이다. 조폐공사의 파업유도가 그렇고,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의 정치자금 발언 파문 등이 그렇다. 특히 구조개혁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정치권과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는 정부의 구조개혁 노력에 사사건건 발목을 걸고 있어 金대통령이 앞으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런 탓인지 「거실에서 만난 대통령」의 표정은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쳐 행해졌던 「국민과의 대화」에서 보다는 밝지 못했다. 金대통령은 보좌진의 잘못에 대해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자책했다. 사실 대통령 책임제하에서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그만큼 대통령비서실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뜻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역대정권에서, 비서실이 대통령의 귀와 눈을 막아 버린 경우를 허다하게 보아왔다. 이번에도 대통령의 보좌진이 허위보고로 대통령을 속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국민과 직접 대화하고 여론을 듣는 통로를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통로의 하나는 바로 「국민과의 대화」다. 이제 金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을 인기에 연연해 하지말고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 당선후 가졌던 첫번째 「대화」에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던 자신만맘함과 밝은 표정을 다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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