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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관료제 근성/강지원 청소년보호위원장(로터리)
입력1997-12-01 00:00:00
수정
1997.12.01 00:00:00
강지원 기자
이 나라의 관료제 근성은 한마디로 지긋지긋하다. 마치 「관료제와의 전쟁」이라도 치러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관료제는 근대산업화사회를 이끌어왔다. 성취욕도 넘쳤고 이룩해 놓은 업적도 지대했다. 그러나 폐해도 컸다. 모든 사회구조를 지배·복종구조로 바꾸어 버렸다. 모든 것이 상하 수직적 구조로 각인되었다.
공조직만이 아니다. 사기업도 조금만 커지면 필연코 관료화되었다. 조직내부 뿐 아니라 큰 조직과 작은 조직사이에도 관료적 상하관계가 뿌리내렸다. 모든 것에서 「위」 「아래」가 강조되었다.
「위」로부터의 일방적 지시·명령이 횡행했다. 상향식 의사전달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조직원들은 오로지 「위」에 잘 보이는 것이 최고덕목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하나같이 「아래」를 들볶거나 군림하곤 했다. 조금이라도 권한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으면 목에 힘주고 「티」를 냈다.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찾아와서 「아쉬운 소리」를 하면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건방지다고 매도했다.
그리고 웬만큼 생색낼만 한 일이면 모조리 「위」에서 독식했다. 규정에는 하부기관의 직무로 되어 있더라도 사전에 내락을 받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
과거에는 청와대 비서관이 장관 머리위에 앉아 이래라 저래라 했다. 관청의 말단주사가 산하단체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가 하면, 동사무소의 주민등록증 떼어주는 공무원도 턱짓으로 민원인을 부렸다. 사기업도 결코 덜하지 않다.
새파랗게 젊은 대기업 대리가 나이든 하청업체 사장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은 참으로 가관이다.
이같은 독재적 관료제 근성은 일종의 「지배적 욕구」의 발산이다. 그리고 그같은 욕구의 깊은 심연에는 「처절한 열등의식」이 잠재해 있다.
하루바삐 케케묵은 관료제 근성을 털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무지막지한 중앙집권적 발상을, 하방으로의 권한분산과 「아래쪽 존중」의 정신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관료제 근성을 「봉사제 근성」으로 바꾸어야 한다. 「아래쪽 존중」의 정신은 곧 휴머니즘이다. 「아래」의 힘은 크다. 시대가 변하는데 언제까지나 「아래」를 핍박하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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