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청약금 반환싸고 '시끌'

정부출자기관인 한국부동산신탁(대표이사 전홍규·全洪奎)이 오피스텔 청약자들에게 「본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청약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아 청약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게다가 한부신은 청약금을 법인명의의 회사공식통장이 아닌 직원 개인명의로 된 통장으로 받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한부신은 서울 서교동의 「마젤란21 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평형에 관계없이 청약금으로 200만원을 받고 신청일로부터 10일 안에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청약금을 돌려주지 않고 회사수입으로 귀속시키고 있다.

문제는 계약포기시 청약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청약자들에게 사전에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 한부신의 마젤란21 분양공고는 물론이고 청약신청서·본계약서에도 청약금을 반환치 않는다는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한부신은 또 상담과정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소비자에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李모(38)씨는 『분양담당 직원과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전혀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다가 내 쪽에서 묻자 그때서야 마지못해 이야기 해주더라』고 말했다.

청약금 입금 통장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한부신은 하나은행(예금주 한국부동산신탁외 1인)에 공식계좌가 개설돼 있는데도 청약금을 직원 개인명의(권00)로 된 농협통장에 입금하도록 하고 있다.

한부신은 이에 대해 『청약금은 계약금 성격을 띤 것으로 돌려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통장문제도 청약금만 직원개인 명의 통장으로 받고 있을 뿐 계약금·중도금 등은 법인명의의 통장에 입금하도록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택건설업계와 소비자보호단체들은 한부신의 이같은 조치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규모 개발업체들이라면 몰라도 웬만한 규모의 업체들로서는 청약금을 받지도 않고 설혹 받았더라도 계약포기시 전부 돌려주는데 공공성이 강한 한부신이 이런 분양방식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분양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청약금 접수시 회사통장을 써야하는데 직원 개인명의 통장에 입금하도록 하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다.

소비자보호원·YMCA 등 소비자단체의 관계자는 『정부출자기관이 미계약시 청약금 환불불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없이 분양하는 것은 소비자들 사정이야 어떻게되든 돈만 벌면 된다는 발상』이라며 『분양조건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든가 미계약자에게 청약금을 반환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배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4/20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