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우윳값 올리려던 업체들 '당혹'
새정부 ‘물가잡기’에 우윳값 인상계획 백지화
심희정기자yvette@sed.co.kr
새 정부의 고강도 물가 잡기에 우유 가격 인상 계획이 백지화되며 유업계가 울상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 연말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리터들이 흰우유 가격을 기존 2,300원에서 2,350원으로 50원 인상하기로 사실상 의견 조율을 마쳤지만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이 제품 가격을 과거 정상가인 2,350원으로 올렸다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가격을 다시 내려 50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왔다.
이번에도 할인 이전 가격으로 되돌아가려 한 것이지만 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재인상에 실패했다. 현재 매일유업ㆍ남양유업은 1리터들이 흰우유 가격을 2,350원에 팔고 있다.
우유 가격은 2011년 9월 원유가 인상과 함께 일괄 조정된 후 같은 수준을 이어왔다.
특히 서울우유는 애초 흰우유 가격을 100원 올리려다 비판 여론에 떠밀려 50원만 올린 후 추가 인상 시기를 잡지 못해왔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이전에 올려 받지 못한 50원을 추가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전해와 사실상 의견 조율을 마쳤다”며 “정권교체 이전에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었지만 식품 가격 인상이 워낙 문제가 되다 보니 그냥 없던 일이 돼 버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심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잇따라 우유 가격을 올릴 계획이던 유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40%에 달하는 서울우유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계들도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었다”며 “지금 분위기에서 가격 인상을 엄두나 내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 전반적인 식품가격 조정과 함께 우유 가격을 올렸어야 했는데 눈치를 보다 시기를 놓쳤다”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2011년 원유 가격 조정 당시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5%를 넘어가면 원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 우유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