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DJ 세아들’ 모두 사법처리

검찰이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 민주당 김홍일 의원에 대해 다음주초 불구속 기소키로 결정함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이 모두 사법처리 되는 비운을 맞게 됐다.

이런 전대미문의 사태는 김 의원이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에게서 청탁과 함께 1억5,000만원을 받은 구체적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되면서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검찰은 사실 그간 김 의원의 사법처리 자체보다는 신병처리를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더 고민을 했었다. 때문에 검찰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차례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불구속 기소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구속 배경에는 파킨슨병에 당뇨까지 겹친 김 의원이 수감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 외에도 이미 홍업ㆍ홍걸 두 동생이 구속기소 됐던 전례가 충분히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자신마저 구속되는 사태는 피했지만 검찰의 기소 결정으로 인해 조만간 법정에 서는 일은 불가피하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는 기업체 등으로부터 청탁 대가로 2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다 지난 3월 우울증 등으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3남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 구속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2심에 계류중이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이 송두환 특검팀이 수사중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조사를 받게 된다면 4부자가 검찰 또는 특검이 조사 대상에 오르게 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게 된다.

<고광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