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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최대 흑자…계약자 배당 "고민"
입력2002-03-01 00:00:00
수정
2002.03.01 00:00:00
대형사 배당후엔 순익 크게줄어오는 3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이익을 예상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계약자 배당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수천억원대의 흑자가 난 대형사들은 배당금 역시 만만치 않아 당기순이익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며 모처럼 흑자를 낸 중소형사들은 넉넉한 배당이냐 혹은 지급여력비율 제고를 배당 축소냐를 놓고 고심중이다.
반면 올해도 적자를 낸 일부 외국사들은 올해부터 배당 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아예 배당을 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계약자 배당 '선적립 후배당'으로 변경
'계약자 배당'이란 생보사의 유배당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회사 수익의 일부를 되돌려 주는 제도.
지난해까지 생보사들은 이익을 내지 못했더라도 유배당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었다.
즉 적자가 나 사실상 고객에게 되돌려줄 수익이 없었음에도 회사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수익 악화를 무릅쓰고 배당을 했던 것.
그러나 이번 결산부터는 모든 생보사들이 계약자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기 전에 '계약자배당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물론 흑자를 내야 배당을 위한 적립금을 쌓을 수 있다.
김건민 금감원 상품계리실장은 "생보사들이 배당 재원이 없으면서도 무리하게 배당을 실시해 재무상태가 부실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를 막기 위해 2001회계연도 결산부터는 '선적립 후배당'원칙을 모든 생보사들이 지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중소형 생보사 흑자냈지만 계약자배당에 난색
이번 계약자배당에서 가장 고민이 큰 곳은 흑자로 돌아선 중소형사들.
흑자를 내 배당방식이 변경됐어도 계약자 배당을 실시할 수 있고 지난해까지는 적자상태에서도 배당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배당 규모를 높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 지급여력비율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객들의 환심을 살만큼의 배당이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더욱이 이번 결산에서는 지급여력비율 산출에 적용되는 지급준비금 등을 쌓는 비율(소정비율)이 높아져 지급여력비율 기준(100%) 충족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일부 생보사들은 계약자배당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흑자가 난데다 계약자배당 방식이 선적립으로 바뀐 후 처음 실시하는 배당인데 지급여력비율이 발목을 잡고 있어 계약자배당 수준을 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 교보생명 등 대형사들은 이제까지 줄곧 흑자를 내 계약자배당금을 적립한 후 배당을 실시했고 지급여력비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는 설명이지만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계약자배당전 최소 1조2,000억원의 이익이 가능하지만 계약자배당을 감안하면 당기순이익 규모는 4,000억~5,000억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보생명도 3ㆍ4분기까지 2,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냈지만 계약자배당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적자난 일부 외국사 계약자배당 불가능
계약자배당방식 변경으로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 곳은 알리안츠제일 등 일부 외국사. 이들 생보사는 3월 결산에서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자배당을 실시하기 어렵다.
외국계 생보사들의 경우 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하고 본사의 자금지원도 넉넉해 지급여력비율에도 구애 받지 않지만 적자 결산에 따라 계약자배당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생보사의 상품이 최근 무배당상품으로 교체되면서 계약자배당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계약자배당이 생보사 신인도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3월 결산후 생보사들이 계약자배당과 관련 어떤 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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