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부가 고용시장 잣대로 삼는 고용시장 통계는 생계형 창업이 확산되면서 현실과 다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수 47만명 가운데 19만6,000명은 자영업자였다. 연령대별 일자리 통계에서도 10대부터 40대까지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오히려 취업자가 급증했다. 일자리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젊은 세대의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은퇴한 고령자들이 음식ㆍ숙박업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쟁만 치열해진 것이다.
이처럼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신설법인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어음 부도율' 통계를 보면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7,127개로 지난 2000년 1월 신설법인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젊은 층을 흡입해야 할 일자리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하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의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감소한 900여명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중 2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채로 신입행원 700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 채용(200명)까지 합쳐도 지난해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대졸 신입사원 200여명을 뽑는다. 상반기(200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555명을 뽑은 것보다 규모가 줄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다음달 100명 내외의 행원을 뽑고 농협은행은 10월에 1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하반기 중 지난해 수준인 1,000명 이하를 채용하려고 구상 중이지만 대형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들은 하반기 대규모 신규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역시 경기가 악화되면서 지난해보다 20~30% 줄어든 400여명을 뽑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경우 연초에 세웠던 채용 계획을 축소하지 않기로 발표한 상태지만 고용시장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채용 여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상승률 인상에 따라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55.2%는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인건비 부담이 증가에 따라 하반기 취업난이 가중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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