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 ‘4ㆍ9총선’ 때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사람은 모두 동교동계의 핵심인물로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필해온 만큼 실제 맞대결이 이뤄질 경우 김심(金心)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주목된다. 박 실장은 22일 “조만간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하는 절차를 밟은 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겠다”며 “출마 지역구는 목포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특별복권 조치로 ‘정치적 족쇄’가 풀렸으며 이번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 출마해 대북송금사건 등으로 겪었던 정치적 고초와 관련,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박 실장이 18대 총선을 통해정치무대에 공식 복귀할 경우 동교동계가 현실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 전 대표는 올 초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다음 연고지인 목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뒤 “우리(동교동)에게도 질서가 있고 선배가 있다”며 박 실장의 목포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한 전 대표는 대통합신당과 민주당을 떠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부활을 꾀하고 있다. 김 실장과 함께 복권된 한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006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실시된 재ㆍ보궐선거 때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일 의원에게 자신의 연고지인 전남 무안ㆍ신안 지역구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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