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10일 자신을 겨냥한 듯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주 ‘원광대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늘날 국민의 70%가량은 노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국민은 노 대통령 스스로가 오늘날 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느냐를 과연 알고 있는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문제삼은 대목은 노 대통령이 지난 8일 원광대 특강에서 “2002년 제가 후보였는데 좀 흔들리니까 바깥에 있는 누구하고 내통을 했다. 그 후보가 만일 왔으면 이겼을까. 이겨서 대통령이 됐더라면 대한민국의 오늘날 정책이 어디로 갈 것 같으냐. 민주주의할 것 같으냐. 진보정책할 것 같으냐. 남북대화할 것 같으냐. 유엔 사무총장 나왔겠느냐”고 반문한 대목. 정 의원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뤘던 만큼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반박을 가했다. 그는 “민주주의 요체인 헌법정신과 언론을 저속한 표현으로 유린하고 있는 노 대통령이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대통령 개인이 하는 것이란 독선을 버려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ㆍ헌법ㆍ언론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민주주의를 지켜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북대화는 노 대통령이 시작한 것도 아니고 역대정권으로부터 이어받은 국민적 노력의 산물”이라며 “전략적 구상 없는 일방적 저자세 대북접근은 진정한 의미의 남북대화라고 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할 말을 하겠다’며 왜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일시적이나마 정치적 동반을 했던 입장에서 최근 노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무책임하고 품위 없는 언행에 실망감을 넘어 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상실하고 여당으로부터도 배척당하는 등 정치적 부도상태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