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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마켓] 여당, 소장펀드 가입한도 8000만원 상향 나섰는데…

"부자 감세" 野 반대가 변수

기재부도 "증세 논란 있는데… 내년에나 논의 바람직"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 가입한도를 연간 총급여 5,000만원 이하에서 8,000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법안 개정이 새누리당 주도로 추진된다.

올해 3월 출시된 소장펀드가 판매부진에 빠지자 가입한도를 높여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국회 통과되면 가입 대상 근로자가 현재보다 100만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과 기획재정부가 가입자격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법안이 통과되려면 가시밭길을 건너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다음주 초 소장펀드 가입 대상을 내년부터 현재 5,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가입 이후 소득 증가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총급여 상한선을 1억원으로 올리는 내용도 담는다. 현재는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가입자가 소득이 8,000만원이 될 때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소장펀드는 지난 3월 20~30대와 중산층의 자산형성과 장기투자를 돕고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간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도입됐다. 연간 돈을 넣을 수 있는 한도는 600만원이며 이 중 40%인 24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문제는 가입한도를 총급여 5,000만원 이하로 제한해 소장펀드로의 유입금액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소장펀드가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유입된 자금은 고작 1,209억원에 불과하다. 월별 유입금액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3월 133억원에서 시작해 4월 314억원까지 늘어난 뒤 6월 235억원, 7월 81억원, 8월 147억원으로 좀처럼 돈이 몰리지 않고 있다. 업계가 당초 소장펀드로 연간 3조8,0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던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가입계좌 수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8월 말 소장펀드에 가입한 누적 계좌 수는 23만6,000계좌에 그쳤다. 출시 초기인 3·4월에는 각각 10만여계좌씩 총 21만3,000계좌가 개설됐지만 이후 심각한 판매부진에 빠지며 6월 25만4,000계좌를 정점으로 7월부터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가입자격을 자본 시장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총급여 5,000만원 이하로 제한하다 보니 소장펀드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와 금융당국은 올 초부터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소장펀드 가입한도를 높여줄 것을 줄기차게 건의해왔다. 증권업계는 펀드 가입기준을 연소득 8,000만원 이하로 완화하면 소장펀드 가입 대상(2012년 기준)이 지금보다 100만명 정도 늘어나 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증선위원은 "소장펀드는 20~30대 직장인을 비롯해 은퇴 설계에 관심이 있으면서 여윳돈이 있는 계층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며 "중산층의 재산증식과 자본 시장 활성화라는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소장펀드 가입자격을 총급여 8,000만원 이하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야당 의원들이 '부자감세'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소장펀드 가입자라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는 연말에 39만6,000원(600만원 납입 기준)을 소득공제 받지만 8,000만원 이하는 63만3,600원을 공제받아 공제규모가 더 크다. 비과세·감면제도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도 현상유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재부는 최근 담뱃세 인상으로 서민증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입 소득기준을 높이면 자칫 부자감세 비판까지 받을 수 있어 소극적이다. 현행 소장펀드 조항이 내년 말에 일몰하는 만큼 내년 하반기에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소장펀드 가입한도를 5,000만원 이하로 설정할 때도 부자감세 논란 때문에 국회를 통과하기 매우 힘들었다"며 "담뱃세 인상으로 서민증세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부자감세로 비칠 수 있는 8,000만원까지 가입한도를 늘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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