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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폭력에 물든 일상’ 조명
입력2003-11-26 00:00:00
수정
2003.11.26 00:00:00
김희원 기자
전쟁과 테러 소식이 특별할 것도 없게 된 21세기. EBS `세계의 명화`(매주 토요일 10시)가 다양한 차원의 `폭력`을 조명한 영화들로 2003년의 마지막 달을 장식한다. EBS는 `폭력 미학`을 최초로 스크린에 끌어들인 `와일드 번치`를 비롯, `워리어` `엘 도라도` `킬링 필드` 등 네 편의 영화를 방영해 폭력에 물든 일상의 스산함을 반추할 예정이다.
6일 전파를 탈 샘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 번치`(Wild Bunch)는 서부 영웅신화의 파괴를 시도한 1969년작 미국 영화다. 영화는 서부영화 특유의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악당`에 대해 `영웅`이 가하는 폭력의 정당성을 되묻는다. 페킨파 감독은 총격전 장면에서 슬로우 모션 장면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편집 테크닉을 구사, 홍콩 느와르 감독 및 할리우드 액션 감독들에게 큰 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와일드 번치`는 페킨파 감독의 대표작.
둘째 주인 13일 시청자들을 찾아갈 `워리어`(the warriorsㆍ79년)는 페킨파 감독의 영화 계보를 잇는 월터 힐 감독의 대표작이다. 드라마와 액션, 판타지가 뒤섞여 있는 `워리어`는 폭력적인 뉴욕 갱들의 싸움을 현지에서 촬영해 도시 생활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있다. 뉴욕의 빈민 문화와 갱 집단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B급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컬트 영화`라는 평을 얻어냈다.
세 번째로 전파를 탈 `엘 도라도`(EL Doradoㆍ20일 방영)는 독일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아귀레, 신의 분노`를 리메이크한 1988년작 대형 영화다. 신세계 정복에 나선 스페인 군대의 무의미함을 냉혹하리만큼 차가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지나온 역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지막 27일 방영될 `킬링 필드`(Killing Fieldㆍ84년)는 국가 권력이 가져온 폭력의 참상을 그린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다. 캄보디아 내란을 취재하던 미국인 기자와 사지에 홀로 남겨진 캄보디아인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 제도나 사상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을 고발한다. 백인 우월주의가 다분히 내포돼 있다는 비판도 받지만 인간의 숭고함을 주제로 한 일련의 작품 중 하나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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