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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시장 가입자 확보전 발발(달아오른 이통대전)
입력1997-08-01 00:00:00
수정
1997.08.01 00:00:00
이재권 기자
◎PCS 오늘 시범서비스 돌입 “기존 판도를 깨라”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와 LG텔레콤 등 「PCS 3총사」가 1일부터 일제히 이동통신시장에 진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여기에 이동전화 선발주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PCS바람을 초기에 무력화시키기 위해 더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과 맞바람이 상승기류를 일으켜 급기야 회오리바람으로 바뀔 기세다. 바람몰이의 전쟁이다.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이동통신시장 시리즈로 진단한다.【편집자 주】
「PCS가 나온데. PCS? 언제 나오는데? PCS와 휴대폰이 뭐가 달라?」
요즘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다. 이 정도 대화를 하는 사람은 오히려 물정에 어두운 편에 속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PCS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 이미 구매의향을 굳힌 사람도 상당수다.
드라이아이스가 피운 연기를 헤치고 뛰어 나오는 TV스타. PCS는 그처럼 뭇사람들의 기대감 섞인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등장하고 있다.
PCS는 이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떡 버티고 있는 이동전화시장에 필연적으로 치열한 상전을 불러 온다.
PCS나 이동전화나 본질적으로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PCS는 또 다른 이동전화, 그렇게 불러도 된다. 물론 차이가 전혀 없는건 아니다. 이동전화와 PCS의 주파수대역은 각각 8백MHz, 1.7∼1.8GHz로 다르다. 음질을 결정하는 음성부호화(보코더)기술이 각각 8Kbps, 13Kbps다. PCS가 이동전화보다 음질이 63%정도 좋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행정의 편의를 위한 제도적 구분일 뿐이다.
이용자들은 그처럼 미세한 기술적 차이를 알아차릴 수 없다. PCS는 이용자 입장에선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이동전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지고 보면 PCS와 이동전화 모두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을 사용한다. 둘 다 고속주행중 통화가 가능하다. 아직 멀티미디어를 전송하는 수준까지 못간 음성위주의 통신서비스다.
이처럼 이름만 달리한 두개의 같은 서비스가 하나의 시장을 두고 다투니 전쟁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이동전화시장에선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이마당에 1일부터 PCS진영에서 LG텔레콤과 한솔PCS, 한국통신프리텔 3사가 떼로 몰려온다. 합쳐서 5개나 된다. 양분하던 시장을 5분하게 생겼다. 싸움도 큰 싸움이 벌어질 판이다.
이동전화 5사는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 사운을 걸고 있다. 잘되는 곳도 있지만, 파리만 날리는 곳도 생긴다. 「잘못하면 망한다」, 이는 빈말이 아니다.
선공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먼저 했다. 이들은 PCS의 대공세에 대응, 현금으로 20만원씩 받던 보증금을 2만원만 내는 것으로 대체토록 했다. 이미 낸 가입자에겐 나머지 18만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이에 대한 PCS사업자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PCS 3사가 확정, 발표한 PCS요금은 기존 이동전화보다 평균 30% 이상 싸다. 이동전화회사들이 받던 보증금을 10만원으로 내리고, 보증보험으로 대체할 경우는 1만7천원정도로 할인해주기로 했다. 한통프리텔은 아예 보증금을 폐지하는 깜짝카드를 내밀었다.
SK텔레콤과 신세기는 또 이에 대응해 기본료와 통화료를 8월초 각각 10% 가까이 내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통화료는 기존회사중 신세기통신과 PCS회사중 LG텔레콤간에 10초당 24원 대 21원으로 근접해진다.
가입자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요금과 가입비를 둘러싼 경쟁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른다. 인하의 바닥은 경쟁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경쟁이 심하면 말 그대로 「출혈」이 불가피하다.
사업자들이 싸움으로 멍드는 것과 달리 소비자들은 즐겁다. 요금과 단말기값이 기다리기만 하면 내려가고, 무려 5개나 되는 물건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시장에 주권은 이제 비로소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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