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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11> 정진규 법무법인 대륙 대표변호사

"中으로… 英으로… 글로벌경영 가속"<br>2002년 업계 첫 中사무소 개소… 英서는 진출 첫해부터 수익 창출<br>'에너지팀' 신설 새 성장동력 마련… 삼성 특검등 제안 받았지만 고사<br>"요즘 성악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법무법인 대륙의 정진규 대표 변호사는 검찰생활 30년 동안 지검장(고검장 포함)만 네번을 지냈다. 그래서인지 지난 2004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변호사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어색하고 익숙치 않은 게 많다. 그는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부탁할 때는 선임료 진짜 많이 못 부르겠더라. 다른 사람들은 잘도 받아내던데. 나는 로펌 대표이지만 오히려 선임료 깎아주는 게 주요 임무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고 웃었다. ◇“대륙, 말 그대로 글로벌 누비는 로펌”= 그러나 그가 펼치는 글로벌 경영을 보면 벌써 완벽한 CEO로 변신했다는 평가가 절로 나온다. 지난 2002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에 진출해 흑자를 보고 있고, 지난해 중국 쑤저우(蘇州)와 영국 런던에 잇따라 진출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쑤저우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대륙이 일 잘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이 대륙을 ‘모셔갔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는 검사 출신이지만 기업가적 감각은 전문 CEO 못잖다는 평가다. 대륙이 영국 런던에 진출하게 된 데는 정 대표가 지인인 강덕수 STX그룹 회장으로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이들을 자문해주는 국내 로펌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을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흘려버려도 될 일이었지만 영국법이 선박건조 관련 준거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에 착안, 곧장 몇몇 팀장에게 사업성 검토를 지시했다.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이 떨어지자 정 대표는 즉각 런던행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에 진출해 시장을 공략한 결과 국내 로펌으로는 유일하게 선박건조 분야에서 법률자문을 해줄 수 있는 로펌이 됐다. 특히 런던지사의 경우 진출 첫 해부터 수익을 냈을 정도다. 중국 상하이지사가 3~4년 만에 흑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런던은 대박 수준인 셈이다. 정 대표는 자원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에너지팀을 신설했다. 에너지침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대박행진’은 기업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즉각 반영하는 리더십 덕분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18년만에 찾아온 명예시민증= 정 대표는 ‘명예 통영시민’이다. 경남 통영시가 ‘시의 발전과 홍보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5년 10월1일 명예 시민증을 줬다. 정 대표가 나고 자란 곳은 서울이지만 통영은 잊을 수 없는 제2의 고향이다. 통영과의 인연은 18년 전 그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정 대표는 부임 첫날, 가장 먼저 지역주민들에게 애로사항을 들었다. “댄스교습소가 많아 가정파괴가 많다” “사설도박장을 없애달라” 등 갖가지 애로사항들이 쏟아졌다. 정 대표는 지청장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애로사항을 하나씩 바로 바로 해결했다. 그는 “지역주민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떤 압력도 헤쳐나갔다”며 “댄스교습소를 정리하고, 사설도박장을 없애니 주민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주민들이 통영 해변가에 음식물 쓰레기 등을 막무가내로 버리는 것이 못내 안타까워 ‘클린 통영’을 만들기 위해 여론을 모았다. 세계적인 미항인 통영을 더렵혀서야 되겠느냐는 취지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자기 할 일이나 하지, 남의 동네 쓰레기까지 참견한다”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했다. 정 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검찰 직원들과 매일 해변가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외부 강연 때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읍소도 했다. 몇 달이 지나자 변화가 찾아 왔다. 시청 직원은 물론 소방서 등 관공서 직원들이 나서 쓰레기 줍기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쓰레기 줍기는 들불처럼 번졌고, 통영은 정 대표 재직시에는 쓰레기 하나 없는 ‘미항(美港)’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통영 시민들은 “정 지청장의 덕분”이라며 고마워 했고, 18년이 지난 2005년 정 대표에게 명예 통영시민증을 줬다. 이 때문에 정 대표는 자리마다 “통영, 통영” 노래를 부른다. ◇특검후보에 단골로 오르내려= 정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 비자금 특검과 이명박 특검 후보로 오르내렸다. 정 대표는 내심 ‘특검’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두 특검이 워낙 민감한 터라 로펌의 대표로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결국 모두 고사했다. 그는 “삼성특검이나 이명박특검 모두 제안을 받았지만 로펌 대표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막판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이명박특검의 경우 “(후배) 검사들이 한 조사는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BBK 수사 때) 12명의 정예 검사들이 참여했는데 ‘누구는 봐주자’ 하면서 수사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검사) 생리상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삼성특검에 대해서도 그는 “삼성이 잘못한 게 있으면 이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면서도 “삼성을 망가뜨려서 기업활동을 아예 못하게까지 (수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찰의 회유ㆍ협박설과 관련, (특검이나 삼성이) 모두 윈윈하는 방향으로 수사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조준웅 특검에 대해 “아이디어도 많은 분”이라고 말한 뒤 삼성 본관과 핵심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검사도 그렇고 요리사도 그렇지만 많은 소재를 놓고 전체를 재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역을 찔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게 ‘일체유심조’ 아니겠나”= 정 대표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그는 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ㆍ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 용어)’를 강조한다. 그는 한 달에 한번씩 직원들을 불러 놓고 ‘조회’를 한다. 주제는 “모든 일에는 긍정적ㆍ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긍정적인 면을 먼저 봐라. 그리고 매일 0.1%씩이라도 발전하도록 마음가짐을 다잡도록 노력하자. 하루를 그냥 보내지 말고 하루를 얻는다는 마음으로 살자”는 것이다. 형식은 조회지만 인생 선배로서 후배 변호사나 직원들을 ‘코치’하는 것이다. 정 대표가 좋아하는 사람도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는 “검찰 시절 팀원을 발탁할 때도 그 사람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썼고, 로펌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검사로 근무할 때 부임하는 곳 마다 검찰 기관평가에서 1등을 차지하고 함께 일했던 후배 검사 4명이 모두 검사장이 된 일, 대륙에서 인사에 불협화음이 나온 적이 없는 것도 이런 인생철학과 용인술 덕분이다. 이런 긍정적 사고방식은 어릴 적 책을 많이 보면서 생겨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유년시절 책읽기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독법을 터득, 한창 때는 1시간에 80페이지를 읽을 정도였다. 그는 특히 ‘나폴레옹’을 재미있게 읽었다. 정 대표의 가치관에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나폴레옹의 가치관이 녹아들어 있는 것도 그 때문인 듯 하다. ◇성악 배우는 재미에 ‘흠뻑’= 정 대표는 등산, 바둑, 서예, 테니스, 야구, 축구 등 못하는 게 없다. 바둑은 5단이고, 등산도 대학 때 산악반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프로급이다. 특히 바둑은 81살의 장인어른과 두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요즘은 성악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교수가 “정 대표는 하이 바리톤을 잘 하면 테너도 될 것 같다”고 해 더욱 열성을 보이고 있다. 노래실력도 수준급이다. 정 대표가 즐겨 부르는 노래는 ‘향수’ ‘꽃을 든 남자’ ‘내일이 찾아와도’ ‘그리운 금강산’ 등이다. 조만간 정 대표가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 법인 대륙은
중견변호사 대거 포진… 해외시장 진출 선두주자

법무법인 대륙은 지난 1994년 함승희ㆍ김대희 변호사가 설립한 '함ㆍ김 법률사무소'를 모태로 96년 법무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2002년 12월 국내 법무법인 가운데 최초로 중국 상하이(上海)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지난해 기업들의 요청으로 쑤저우(蘇州)에도 진출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에 사무소를 개설해 선박 및 플랜트 건설, 에너지 프로젝트, 무역ㆍ금융 등과 관련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륙은 현재 국내 변호사 43명, 외국 변호사 11명, 변리사 1명, 공인회계사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자문 분야에서는 김대희ㆍ서권식 변호사, 금융 분야에서는 이종훈 변호사, 송무 분야에서는 심재돈ㆍ김기동ㆍ조남대ㆍ전경희 변호사, 검찰 분야에서는 조두영ㆍ최정진 변호사,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김성묵 변호사, 에너지 분야에서는 박창주 변호사 등 탄탄한 중견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다. ■ 법인 대륙 정진규 대표 약력 ▦1946 경기 안양 출생 ▦1965 서울 경기고 졸업 ▦1969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73 사법시험(15회) 합격 ▦1975 사법연수원(5기) 수료 ▦1975~78 육군 법무관 ▦1990 대검 공안1ㆍ2과장 ▦1993 서울동부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공안1ㆍ2부장 ▦1999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2003 서울고검 검사장 ▦2004 법무연수원장 ▦2005~ 법무법인 대륙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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