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모델쥐 국내서 개발

국내 연구진이 여성 다발암 1위인 유방암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히고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방암 모델 쥐를 개발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김진우(산부인과)ㆍ서울아산병원 고재상 교수팀은 암환자에게 특이하게 나타나는 HCCR-2 발암유전자를 쥐의 수정란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유방암 모델쥐를 개발, 유방암 발병 메커니즘을 일부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저널 `온코진(Oncogene)` 신년 1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인터넷에 미리 공개됐다.

김 교수는 “HCCR-2 유전자를 진단 마커로 활용한 유방암 진단시약을 개발, 간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서양인에게도 진단시약으로 쓸 수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제의받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의 세계적인 실험동물회사인 잭슨래버러토리가 이 모델 쥐를 구입하기로 겨정, 현재 공급가격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급가격은 마리당 수백원 선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수정란에 HCCR-2 유전자를 주입한 쥐에게서 가로ㆍ세로 각 3㎝ 크기의 유방암 종양이 발생했으며 자라면서 종양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관찰했다. HCCR-2 유전자는 김 교수팀이 세계 첫 발견한 암 유발 유전자로 미국 국립보건원의 유전자은행에 등록돼 있다.

연구팀은 또 이 형질전환 쥐의 조직을 검사한 결과, 유방과 뇌ㆍ심장ㆍ폐ㆍ간ㆍ위ㆍ신장ㆍ비장ㆍ림프절 등 거의 모든 기관에서 암억제 단백질인 p53이 과다발현되고 활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HCCR-2 유전자가 p53 단백질을 부정적으로 조절, 암 발생에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HCCR-2 형질전환 쥐는 다른 유전자로 만들었던 기존의 유방암 모델 쥐보다 암 발생양상이 뚜렷해 복잡한 발암 메커니즘 규명 및 신약개발에 중요한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