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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BC카드 수납거부… 갈수록 파장 확산
입력2000-01-07 00:00:00
수정
2000.01.07 00:00:00
구동본 기자
현대백화점이 지난 4일부터 호스트컴퓨터의 조작을 통해 비씨카드 거래승인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면서까지 취급을 거부한데 이어 신세계(5일), 롯데(6일)도 잇달아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나섰다.백화점 외에도 그동안 꾸준히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온 외식업체들이 신용카드 수납거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외식업체가 가입해 있는 한국관광협회, 의사협회, 음식업중앙회 등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연체율이 낮은 백화점에 카드 수수료율 3% 적용은 너무 높다』며 『1.5%의 수수료를 물리는 할인점과 비교해도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비씨카드측은 이에 대해 『백화점측의 요구는 수수료율을 2%로 현행수수료율의 33%를 낮추라는 것』이라며 『이는 카드사의 경영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씨카드측은 대신 가맹점 업종별로 단일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현행 표준수수료율체계를 업종별 일정 수수료율 범위 안에서 가맹점별로 수수료율을 차등적용하는 범위요율체계(슬라이딩제)로 바꿔 사실상 수수료를 인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백화점과 비씨카드가 수수료 인하를 놓고 벌이는 이같은 힘겨루기로 비씨카드를 가지고 있는 백화점 이용고객들은 정작 물건을 구입하고도 카드결제를 못하는 등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현대백화점을 찾은 주부 金모씨(42)는 『옷을 사고 비씨카드로 결제를 요청했더니 백화점 직원이 승인이 안된다고 했다』며 『갑작스럽게 거부당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12개 회원사 연합체인 비씨카드의 경우 카드 이용실적이 거래은행 대출여부와 금리산정의 중요한 기준이 돼 카드회원에 불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백화점의 이번 실력행사는 가맹점 공동이용제·카드 이용금액 소득공제·카드영수증 복권제 등 정부의 잇따른 카드사용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카드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린 반면 수수료 인하에는 미온적인데 대한 불만이 깔려있다. 또 카드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가맹점 업종별 수수료율의 차등에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도 주요한 이유다.
그러나 백화점의 이번 비씨카드 수납거부를 통한 수수료 인하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비씨카드가 7일 『백화점들이 수납거부를 즉각 철회할 경우 성실한 대화와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백화점들의 태도가 워낙 강경한데다 카드사들도 경영악화 등을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가 우리나라 전체 신용카드 회원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신용카드사라는 이유만으로 비씨카드 한 회사만을 대상으로 수납거부를 하는 데 무리가 있는 것도 이번 비씨카드 수납거부가 장기화되기 어려운 이유다.
YMCA와 9개 업종별 단체로 구성된 「신용카드수수료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7일 성명을 내고 『백화점들의 비씨카드 결제거부는 소비자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카드사용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면서 결제거부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19조1항에서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를 이유로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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