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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 세계 빈부격차 논란
입력2002-08-28 00:00:00
수정
2002.08.28 00:00:00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조기교육 캠프와 관련한 기사를 실었다. 미국의 돈 있는 부모들이 일상적인 여름캠프와는 달리 초호화 호텔에서 열리는 어린이 금융 캠프에 자녀들을 보내 주식ㆍ채권ㆍ투자신탁 등에 대해 배우도록 한다는 것. 어린이 금융 캠프를 주최한 수전 브래들리는 이 캠프를 시작한 동기에 대해 "돈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캠프에 참가한 11~19세의 어린이들 역시 "이 세상에 돈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없다고 답변, 돈에 대한 부유층의 멘털리티를 읽게 했다. 물론 돈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목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경제가 순항 중인 국가에서도 소수에 부가 집중되는 등 빈부격차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실제 상하이 시내 아파트 값은 최저 100만위앤으로 시민들의 연 가처분소득보다 100배나 비싸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53%는 빈곤층으로 전락한 상태다. 또한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조차도 지난 81년 소득 상위 1%의 국내 자산이 25%였지만 90년대 후반에는 38% 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경제학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같은 신문 16일자 기고에서 최근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로 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위기론이 부활할 조짐조차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어떤가.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득수준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사교육을 포함한 전체 교육비 가운데 고소득층의 지출 비중이 34.2%를 차지한 반면 저소득층의 비중은 8.8%에 머무는 등 정서적으로 민감한 교육분야에서의 빈부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연소득이 800만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신고한 변호사-의사 부부가 상가와 아파트 16채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대목은 집 없는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어느 시대고 빈부간 격차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같은 구조가 더욱 고착ㆍ심화된다는 점, 특히 부익부 빈익빈 구조 이면에 불법ㆍ탈세 등의 모럴헤저드가 만연해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빈부격차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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