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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비판은 그만" "대책남발로 자승자박"


"대안없는 비판은 그만" "대책남발로 자승자박"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참여정부 출범 후 시민단체는 '제5의 권력'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비판은 주요 국책사업 진행 과정에서 볼 수 있듯, 정책의 암초로 작용해왔다. 때문에 일각에선 '책임은 없고 비판만 있는 집단'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역할이 폄훼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건전한 비판그룹의 핵심이다. 23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시민단체 대표들간의 첫 회동은 그런 뜻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경제 수장과 시민 단체간의 오간 대화 속에는 저성장의 그늘에 휩싸여 있는 지금,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 없는 정책비판은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세금 문제 등 잦은 투기방지대책이 정책혼란으로 비칠 수 있다.”(시민단체) 한덕수 부총리 취임 후 처음 이뤄진 경제수장과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만남.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회동에서 양측은 1시간40분여에 걸쳐 쌓여 있던 불만을 점잖으면서도 날카로운 어투로 주고 받으며 서로를 겨냥했다. 포문은 연 것은 한 부총리였다. 그는 ‘대안을 내놓는 창조적 참여(5ㆍ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당부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을 떠올린 듯 “선진경제 시스템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시민단체(NGO) 대표들이 비판에 앞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은 “정부가 대안 없는 반대는 받아주지 말라”고 했고 한 참석자는 “시민단체도 옥석을 가려달라. 정부도 시민단체의 요구에 휩쓸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달라”고 얘기했다. 양측은 역시 부동산 문제에서 가장 날카롭게 대립했다. 시민단체들은 일련의 부동산 세제정책이 정책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김성훈 경제정의실천연합 대표는 “경제정책면에서 수량적 목표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부동산 투기 유인 등 자승자박의 무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수치 채우기식 정책’을 비판했다. 박효종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대표도 “부동산 투지 방지를 위한 잦은 정책발표가 정책혼란으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 부총리는 “세금제도가 자주 바뀌는 것 같은 인식이 있는데 이는 비합리적이던 과거 부동산 세제를 합리화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은 자연스럽게 참여정부의 ‘가진 자’에 대한 정책으로 향했다. 김천주 회장은 “가진 자가 자랑스럽게 투자하고 소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며 “특히 세금 문제 등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종 대표도 “가진 사람이 가슴을 펴고 소비ㆍ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 부총리는 “참여정부 아래서 가진 자를 차별하는 정책을 취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비쳐지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성장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배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환경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양심적인 기업을 보호해달라”면서 “잘못 집행되는 법률을 제대로 집행해달라”고 당부했고 박효종 대표는 규제 철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정부의 경기낙관론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질타, 한 부총리의 얼굴을 뜨겁게 했다. “회비 납부를 중단하겠다는 회원이 많아졌다(유종순 열린사회시민연합 대표)”거나 “소비자 고발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김젓옴맛?”는 등 현실을 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밖에 박홍 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 대표는 “대학이 책임 있는 자유를 가지면서 교육재정을 늘려나갈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고 김완숙 대한어머니회연합회 회장은 “고학력 여성을 활용하기 위한 탁아시설과 초등학생의 방과후 시간을 맡아줄 시설ㆍ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 단체들과의 회동이 시민단체간 편가르기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한 부총리의 각별한 당부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입력시간 : 2005/05/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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