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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Joy] 관광객 다시 몰리는 괌(GUAM)

동남아 관광 홍수 옛 명성 사라졌던 失樂園<br>쓰나미도 테러도 비켜간 여행천국 後樂園으로

괌 관광의 하이라이트‘사랑의 절벽’ . 투몬 해안가 북쪽 끝에 위치한‘사랑의 절벽’은 코발트 색의 투몬만 해변의 경관이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파 다이(Hafa Adai)” 부시시한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서둘러 괌 공항을 빠져 나오려 했던 욕심은 아리따운 원주민 아가씨의 인사에 보기 좋게 깨졌다. 소라와 조개 껍질을 줄줄 이어 만든 목걸이를 들고 서있던 괌 관광청의 여직원은 괌 원주민인 차모로 말로 ‘안녕하세요’란 인사와 환한 미소로 반긴다. 중키에 까무잡잡한 얼굴과 반질한 피부. 열대 야자수 무늬가 그려진 원피스를 둘러 입은 이 아가씨는 영락없이 차모로 원주민의 모습이다. “따뜻한 남국의 나라.” 공항 대합실 밖으로 나오니 후끈한 밤 기운이 숨 구멍을 바짝 조이며 감탄사 한마디를 토해내게 한다. 눈이라곤 일년 내내 털끝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곳. 이름만으로도 온 몸 구석 구석에 숨어있던 긴장과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마법의 공간. 신혼 여행지의 대명사였던 몇 년 전부터 값싼 동남아 여행 상품에 밀려 ‘실낙원’(失樂園)으로 변했다. 하지만 요즘 괌의 주가는 다시 뛰어 오르고 있다. 쓰나미가 동남아를 휩쓸고 지나가고, 발리는 다시 테러 공포에 시달리게 되면서 괌이 다시 관심을 받으면서 ‘복락원’(復樂園)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면적 541㎢의 괌은 우리나라 거제도 만한 크기다. 자동차를 빌려서 섬을 돌아다니면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허리띠 구멍하나 늦추고 여유를 부려도 놓칠게 없다. 호텔과 쇼핑센터, 관광명소를 이어주는 트롤리 버스를 잡아타고 돌아 다녀도 하루면 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괌의 최고 명소로 꼽히는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을 먼저 둘러 보자. 투몬 해안가 북쪽 끝에 있는 ‘사랑의 절벽’은 코발트 색의 투몬만 해변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괌이 스페인 통치를 받던 시절, 스페인 귀족 출신인 아버지와 차모로 추장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 처녀가 차모로 원주민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스페인 장교와 결혼을 원했다. 연인과 함께 도망친 처녀는 결국 이 절벽 위에서 사랑하는 차모로 청년과 긴 머리카락을 묶은 채 100m가 넘는 절벽 밑으로 몸을 던진다. ‘사랑의 절벽’에서 내려다 본 남태평양. 서쪽과 동쪽 끝이 우리 하회탈 눈꼬리마냥 둥그렇게 아래로 축 쳐졌다. 말 그대로 지구는 둥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하걋냐에 있는 스페인광장과 하갓냐 대성당도 빠뜨릴 수 없다. 스페인 광장은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스페인 총독이 거주했다고 한다. 대성당 안에는 어부의 고기잡이 그물에 건져졌다는 마리아 상이 기다리고 있다. 차모로 빌리지는 원주민인 차모로족의 전통 생활 방식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저녁이면 원주민들이 전통 음식과 토속품을 팔고 흥겨운 공연도 펼친다. 괌의 관광지 여행이 끝났다면 이젠 느긋하게 해변을 즐길 일만 남았다. 길이 3㎞ 안팎의 투몬만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는 아웃리거호텔, PIC, 하얏트호텔, 웨스틴호텔 등 어느 호텔에 묵어도 전용 비치 같은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 바다는 한참을 헤엄쳐 나가도 바닷물은 허리 정도밖에 차지 않는다. 물안경 쓰고 헤엄치면서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코 앞에서 열대어와 산호초를 구경할 수 있다. 굳이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 짠 바닷물이 싫다면 열대 야자수와 해변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호텔 풀장 파라솔 밑에서 느긋하게 책을 펼쳐보자. 고리 타분한 밀턴의 서사시 ‘복락원’이라 해도 싫지는 않다. 조금 지루해진다면 주저 없이 풀장에 ‘풍덩’ 뛰어들면 된다. 아니면 남국의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단꿈에 젖어 들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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