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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에도 지갑 안열린다
입력2003-08-10 00:00:00
수정
2003.08.10 00:00:00
임석훈 기자
산자부의 7월 유통업체 매출동향과 삼성경제연구소의 3ㆍ4분기 소비자태도조사 결과는 다양한 경기부양책 발표로 소비심리가 좀 나아졌을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정반대되는 것이다. 경기침체에도 왕성한 구매욕을 보여주던 20~30대 명품족들마저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9월 이후 추석특수와 맞물려 소비심리가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경기회복이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부양책 약발 안먹혀=재정 조기집행, 특소세 인하, 연이은 금리인하 등 정부가 동원 가능한 경기부양책을 모두 쏟아냈으나 소비심리는 꿈적하지 않고 있다. 특소세 인하로 값이 내려갔는데도 매출은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선 게 이를 뒷받침한다. 그나마 지갑을 열었던 20~30대 명품족까지 움츠러들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7월 명품 매출부진은 지난 6월 정기세일로 선수요가 발생한데 따른 영향이 크나, 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 지속 증가로 20~30대의 소비심리가 불안해진 것도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지갑 열 생각 아직 없어=문제는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돈을 쓸 생각이 없다는 점.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상태인데 정치는 불안하고 노사갈등은 더 심해지고 있는 등 경제여건은 오히려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달 24일부터 6일간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3ㆍ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3ㆍ4분기 43.4로 전분기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다. 최호상 연구원은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진작책에 힘입어 3ㆍ4분기에는 소비심리가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것”이라며 “소비심리 회복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계층간 격차도 확대=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체감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43.2)보다 4.1포인트 떨어진 39.1을 기록했다.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하락 폭이 4.4포인트 떨어진 반면 1,0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무려 7.2포인트나 떨어져 소득계층간 격차가 확대됐다.
특히 조사에 응답한 가구의 94.8%가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관련 품목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품목이 없어서(41.4%)`였으며 응답자의 3분의 2는 특소세 인하와 관계없이 관련품목 구입을 보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관련 품목을 구입할 생각이 있는 가구는 22.6%에 불과했다. 특소세 인하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임석훈기자, 이연선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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