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의 광섬유ㆍ광케이블 계열사인 대한광통신(옛 옵토매직)이 대주주 설윤석 대한전선 사장 일가의 품을 떠나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대한전선이 설 사장과 대청기업에 지분을 넘긴 지 한 달 만에 최대주주가 또 변경된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윤석 대한전선 사장과 대청기업은 대한광통신 지분 1,160만6,445주(42.61%)를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투자회사(PEF) '큐씨피6호프로젝트PEF'에 271억5,908만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 20일 계약을 체결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대금지급을 완료하고 주식을 양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설 사장과 대청기업이 넘긴 지분은 5월 말 대한전선과 양수도계약을 통해 넘겨 받은 지분으로 당시에도 설 사장과 대청기업은 각각 274만6,859주, 885만9,587주를 같은 가격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잔금 납입 예정일이 7월21일이었으나 석 달간 잔금 납입이 지연되면서 지난달 21일에서야 주식 지분인수가 완료됐다. 설 사장과 그의 동생 윤성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관리 회사 대청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시장에서는 설 사장 일가가 알짜 자회사인 대한광통신을 대한전선과 분리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
그런데 한 달 만에 해당 지분을 PEF에 매각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의혹이 커졌다. 이와 관련, 대한전선 관계자는 "5월 주식양수도 계약 당시에는 PEF에 지분을 양도할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국내 유일의 광통신 전문회사인 대한광통신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재무적투자자(FI)가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3년 후 매각 지분 50%에 대한 콜옵션ㆍ우선매수청구권 조건을 포함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매각은 진성매각(true sale)이 맞지만 그룹 차원의 유동성 마련을 위한 투자자금 유치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매각 이후에도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데다 설 사장은 여전히 7%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라는 점에서 대한전선 그룹 내 회사로서 중장기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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