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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행태만 선진국형/소보원 소비실태 조사

◎외식·오락지출 일본 앞질러/1인 여행경비 연 1,600달러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소비행태는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낭비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허신행)이 1일 발표한 「우리나라 소비실태 연구」결과 용량 4백ℓ 이상의 대형냉장고를 보유한 가정은 일본이 전체 가구의 23%인 반면 우리나라는 55.9%에 달해 두배이상이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1천㏄이하 경차 비중도 일본이 전체 차량보유가구의 22.6%인 반면 우리는 3.9%에 불과, 소비지출이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화·대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시점에서 한국(95년)과 일본(84년)의 소비지출 구성을 비교하면 외식·교육·교양·오락·교통·통신 등의 항목에서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외식·가사용품·교양·오락 등 선택적 소비지출의 규모는 70년대 30%수준에서 80년대 40%, 90년대에는 60%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해 소득수준은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양태만 선진국형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해외출국자중 관광목적 비중은 89년 47.2%에서 96년 61.6%로 급증하고 있다. 또 1인당 여행경비는 96년의 경우 평균 1천6백12달러로 외국인의 국내관광비용 1천4백77달러보다 많고 주요 선진국의 해외 여행경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91년 13조4천억원에서 96년 61조3천억원으로 4.6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소비자 금융비중(96년 48.2%)이 기형적으로 늘어 현금사용의 불편을 없앤다는 당초 도입목적을 무색하게 했다. 이밖에 개인소득 대비 신용카드 이용금액 비율도 12.6%를 기록, 미국·일본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소보원 관계자는 『경제 발전과 더불어 소비내용도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기본목적에 맞게 선진국형으로 급속히 이행되면서 지나치게 고급화·대형화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며 『현재의 경제위기를 맞아 이같은 비합리적·낭비적 소비행태에 대해 반성해야 하며 건전한 소비문화의 정립과 소비생활의 합리화 및 과학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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