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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금융] 퇴출.합병 어디까지

한보그룹이 부도를 낸 직후인 97년 1월 이석채(李錫采) 당시 청와대경제수석은 『은행도 망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한국에서 은행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던 외국 금융기관들은 李수석의 이같은 발언에 크게 놀라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이를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안된 97년12월2일. 이날부터 금융기관 퇴출이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정부는 이날 9개 부실 종합금융사에 대해 전격적으로 업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열흘도 채 안돼 5개사가 추가로 업무정지를 당했고, 두달후엔 10개사가 문을 닫게 됐다. 종금사 퇴출은 그러나 금융권 구조조정의 「서막」에 불과했다. IMF 체제 1년간 금융권에 몰아닥친 변화는 대한민국 금융산업에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98년 6월29일. 드디어 은행이 망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날 경기·동화·충청·동남·대동 등 5개 은행이 문을 닫았다. 금융권의 퇴출바람은 은행 폐쇄후에도 지속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고려·동서·산업·장은·동방페레그린 등이 문을 닫았고, 투신사에서도 신세기와 한남투신 등이 연이어 간판을 내렸다. 가장 먼저 폐쇄의 길로 들어섰던 종금사는 이후 6개사가 추가로 문을 닫아 30개중 절반이 넘는 16개사가 폐쇄의 문턱을 넘어섰다. 보험권도 퇴출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태양과 국제·BYC·고려 등 4개사가 폐쇄 대열에 합류했다. IMF 1년만에 8개은행이 퇴출 및 합병으로 간판을 내렸고 16개 종금사가 퇴출됐으며 5개보험사가 퇴출 및 합병으로 사라진 것이다. 리스 등 여신전문금융기관(여전·與專)도 마찬가지. 25개 리스사중 10개사가 가교리스사로 편입되거나 정리절차를 밟고 있다. 할부금융도 시한부로 생명을 근근히 연명하고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규모가 작은 서민금융기관들은 퇴출바람이 더욱 거셌다. 230개가 넘었던 신용금고중 11개 금고의 퇴출이 확정돼 가교금고인 「한아름금고」로 넘어갔고, 12개 금고는 신용관리기금의 경영관리에 들어가 퇴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 9개 금고도 경영지도 상태로 퇴출을 배제키 힘든 상황이다. 1,664개에 달했던 신용협동조합의 경우 16개 신협의 파산이 결정됐고, 29개 신협은 경영지도 대상으로 퇴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지난해말 2,743개에서 75개 금고가 경영부실로 해산됐다. 금융권의 지각변동은 「짝짓기」에도 연결됐다. 은행권의 경우 대형합병이 3건이나 성사됐다. 상업-한일은행을 필두로 한 은행권의 짝짓기 바람은 이후 하나-보람으로 연결됐고, 국민-장기신용은행도 합병대열에 합류했다. 조흥과 충북-강원 등도 조만간 합병될 전망이다. 보험권에서도 한국과 대한, 두 보증보험사가 퇴출을 면하기 위해 합병을 선언했다. 서민금융기관의 합병붐은 더욱 거셌다. 신용금고의 경우 사조금고의 극동금고 인수를 계기로 본격화돼 제일금고의 신영금고 인수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가 잇달았다. 특히 아직까지는 미지수이지만, 부산지역 10여개 금고가 한데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신용협동조합도 올들어 20곳의 합병이 성사됐으며, 7곳도 합병인가를 대기중이다.【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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