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연달아 갈아치우는 등 주가가 상승 랠리에 올라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석 달 만에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했다.
지난달 14일 지수가 2,010선까지 올라서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2,000포인트를 웃돌았다. 27일 매수세가 줄어들며 2,0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코스피는 2,000선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였다. 15일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 고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투신권이 본격적인 펀드 환매에 나서며 9거래일 연속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졌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흐름을 보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27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월초 후 수익률은 2.30%를 기록했다.
일반주식(1.50%), 중소형주식(0.51%), 배당주식(2.88%), K200인덱스(2.77%)에 투자하는 유형별 펀드들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공모주펀드와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3%에 가까운 수익률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공모주 펀드의 경우 지난달 상장한 BGF리테일과 캐스텍코리아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함께 올랐다. 삼성SDS의 연내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도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가 2,010선을 오르내리자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덱스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놨다. 월초 후 수익률 상위 32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기타인덱스펀드가 30개를 차지할 정도로 인덱스 펀드의 독주 현상이 나타났다.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주식-파생재간접](Class A)'가 월초 후 7.1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달 초 삼성SDS의 연내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로 지주사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그룹주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자 1[주식](A)'(4.50%),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자 1(주식)A'(4.28%) 등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삼성그룹주 이외 인덱스 펀드 중에서는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6.52%), '한국투자두배로 1(주식-재간접파생)(A)'(6.07%),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주식-파생)A 클래스'(5.88%) 등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금유출입(상장지수펀드 제외)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달 1조4,643억원이 빠져나갔다. 4월(1조9,381억원)보다는 유출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 넘게 빠지며 4개월 연속 순유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투자신탁회사들의 환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2년간 인기를 끌었던 롱쇼트펀드는 공매도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20개월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G2(미국·중국)의 경기 개선과 유럽의 양적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3.2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인도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두 자리수 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총선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룬 인도의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혁 성향 야당이 집권하면서 투자유치나 제조업 육성,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도 어느 정도 혁파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인디아인프라A[주식]'(25.72%)과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24.40%)가 20%대의 고수익을 거뒀다. 이밖에 '하나UBS러시아자[주식-재간접]ClassA'(14.90%), 'KB인디아 자(주식)A'(14.82%),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14.64%)와 같이 인도와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선전했다. 지난해 미국의 양적완화축소(테이퍼링) 이슈 이후 신흥국채권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지만 올초 선진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국이 유망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채권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15개가 모두 신흥국채권형 펀드였다. '알리안츠PIMCO이머징로컬자[채권_재간접](H)(C/A)'(2.87%),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2.77%), '한국투자글로벌이머징자H(채권-재간접)(A)'(2.36%) 등이 상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