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10.39%로 두자릿수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의 수익률(9월 말 현재) 4.17%의 2배가 넘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싼 가격에 사들인 주식이 지난해 크게 올라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이에 따라 올해 기금규모는 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을 보고한 뒤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결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민연금의 순자산은 277조6,424억원으로 지난 2008년 말의 235조4,325억원보다 42조2,099억원(17.9%)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이중 국내채권 73.9%, 국내주식 13.1%, 해외주식 4.8%, 대체투자 4.5%, 해외채권 3.8% 등에 분산 투자해 금융 부문에서 모두 26조2,267억원(10.81%)의 수익을 올렸다. 복지 부문과 기타 부문을 합한 장부가 수익률은 10.39%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해 수익률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가 매수한 주식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주식 투자에서만도 무려 15조5,377억원(58.44%)의 수익을 올렸다. 2008년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수익률(-0.21%)을 기록하며 4,270억원의 적자를 낸 데서 크게 반전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경제침체 속에서 한국경제가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하며 선전한 것이 국민연금 운용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저가 매수한 국내주식의 일부를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및 대체투자를 확대했다"며 "국내외 주식에 대한 적시투자로 수익률이 45%를 기록한 데 힘입어 전체 연기금 운용수익률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 같은 성과에 따라 지난해 9월 현재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을 제치고 세계 4위 규모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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