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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M&A 열매 외국에 뺏긴다

특히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의 인수 합병(M&A) 시장에서 미국 등 외국 투자은행들이 M&A 거래 중개를 독점, 일본 기업들은 공들여 쌓았던 자산에다 수수료까지 갖다 바치고 있는 꼴이다.14일 미국의 금융정보 제공회사인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 데이터사에 따르면 일본내 M&A 규모는 지난해 206억달러에서 올해는 570억4,000만달러로 무려 177%나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0.5%로 미국의 20%에 비하면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최근 금융개혁 등 규제완화 이후 M&A 시장이 급증하고 있음을 증명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일본내 기업이나 공장 등을 외국 기업이 인수하는 식의 국적을 바꾸는 올해 M&A 규모는 모두 17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세 배나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에 일본내 2위의 리스회사인 일본 리스가 올해초 총 65억7,000만달러에 미국의 GE 캐피털에게 넘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규제완화 이후 일본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외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사업 의지와 함께 일본 산업계의 격렬한 구조조정 실상을 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자산이 외국에 팔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들 거래의 중개마저도 외국 금융기관들에게 내주고 있어 손해가 곱절인 셈이다. 톰슨 측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이뤄진 일본의 M&A에서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총 6건에, 시장 규모로는 141억6,000만달러의 M&A를 성사시켜 M&A 자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메릴린치가 성사시킨 것 중에는 닛산 자동차가 프랑스 르노 자동차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어 살로먼 스미스 바니도 RJ 레이놀즈 인터내셔널사가 일본 타바코를 78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성사시킨데 힙입어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골드만 삭스 등 다른 대형 금융기관들 도 일본 M&A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일본 금융기관은 한 건의 거래중개 실적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 일본 지사의 미오 토루 M&A부문 책임자는 『M&A 시장에서 일본계 증권사들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생각보다는 지난 상반기 동안 이뤄졌던 M&A 거래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들이나 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째튼 글로벌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뒤쳐졌던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문주용 기자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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