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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도약' 비결을 찾는다] 부자는 나라를 유지하는 힘

국가·사회적으로 존경 받아<br>첫월급 타서 명품가방 구입은 "부자 되겠다는 다짐을 사는것"

싱가포르 젊은이들은 늘 부자를 존경하고 언젠간 부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싱가포르강 주변에 고급 콘도미니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싱가포르 신입사원들은 첫 월급을 어디에 쓸까? 속옷, 컴퓨터, 부모님 용돈. 모두 아니다. 뜻밖에도 첫 월급은 대부분 루이뷔통 가방을 사는데 들어간다. 싱가포르 달러로 2,000달러(130만원)정도 하는 최고급 가방이지만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우리 어른들이 본다면 참 철없는 짓이라고 하겠지만 싱가포르 젊은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비싼 루이뷔통 가방을 사면서 가지는 생각은 “이제 나도 부자가 된다”는 다짐이다. 동남아 최대 쇼핑몰이라는 오차드로드(Orchard Road)의 다케시마. 이 곳에서 만난 대학생 제니퍼 럼은 “루이뷔통을 사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이 벌겠다는 다짐을 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은 국부라고 불리는 리콴유 전 수상도, 리센룽 현 수상도 아니다. 싱가포르 ??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싱가포르 최대 기업인 홍릉그룹의 창업자인 궈팡펑(郭芳楓) 회장이다. 부동산ㆍ금융ㆍ무역ㆍ호텔 등에 진출한 홍릉그룹의 자산은 50억 달러를 넘는다. 요즘 싱가포르국립대학의 경영대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수질정화업체인 하이플럭스를 창업한 린아이롄(林愛蓮)이다. 고아출신에 40대 미혼여성인 린 사장은 창업 16년만에 동남아 40대 거부로 올라서며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린 사장의 재산은 모두 2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싱가포르국립대학을 졸업한 린 사장은 창업후 베이징, 상하지, 두바이 등의 대형 담수화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동남아 최고의 여성 갑부로 불리고 있다. 이준호 대우인터내셔날 싱가포르 법인장(상무)은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의 특성도 있겠지만 싱가포르는 부자를 존경할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부자를 좋아하고 부자들이 살기좋은 나라인 만큼 싱가포르는 지난해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6월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발표한 ‘2005 세계의 부자 보고서(World Wealth Report 2005)’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이 10월 내놓은 ‘2005 세계의 부 (Global Wealth 2005)’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백만장자 증가율에서 22.4%를 기록해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에서 돈이 있다는 것은 감출 일도,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싱가포르 최대의 부자촌인 오차드로드 뒷편. 30~40층 높이의 콘도미니움들은 최첨단 경비시스템에 호텔처럼 꾸며진 로비는 사람들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벤츠나 BMW 등 최고급 승용차가 드나들며 지나가는 행인들을 핍박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부자는 부자로서 충분히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치과의사인 케네스 항취 박사는 “외국기업과 대기업이 싱가포르를 유지하는 힘”이라며 “그들에게 치명적인 문제만 없다면 부자나 기업인은 싱가포르에서 언제나 환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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