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중국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그룹으로 꼽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인 금호고속이 지난 1990년대 초반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이름을 알렸고 금호타이어는 창춘(長春), 난징(南京), 톈진(天津) 등 3곳에 공장을 뒀다.
이번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만큼 중국과 각별하다. 아시아나는 중국 노선이 21개 도시의 31개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다.
아시아나는 중국 취항도시 학교들과 1지점 1교를 맺고 지원과 사회공헌활동을 해오면서 중국 내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기에 중국인 승객이 절반 수준인 것도 이 같은 아시아나와 중국 간 친밀한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아시아나는 웬만한 중국 노선을 확보하고 있어 중국 특화 항공사처럼 여겨진다"며 "다른 항공사는 중국 승객이 아시아나처럼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우 2005년부터 한중우호협회장을 맡는 등 중국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16년까지 협회를 이끌 예정인 박 회장은 그동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 양국 간 민간 경제협력, 우호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간 외교사절의 역할을 해왔다.
사고 당시에도 박 회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금호타이어 여자오픈(5∼7일) 참석을 위해 중국 웨이하이(威海)에 머물고 있다가 서둘러 귀국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그룹 본사 건물에 나와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귀국 후 임직원들에게 "사고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수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고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사고자의 가족들한테도 최대한 성의껏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금호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그동안 그룹이 사회공헌활동 등을 펼치면서 공을 들여온 곳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로 관계가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고처리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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