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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에 대비하자(사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주가가 19일 연기금 개입에 힘입어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연말까지 연기금에 3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토록 한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따른 이같은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는지는 알 수 없다.18일까지 이어졌던 증시의 급락장세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난 현상 가운데 하나는 지난 12일 외국인투자가들에 의한 주가지수 선물시장 매도사태였다. 이는 핫머니의 유출입이 자유로워지는 자본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두고 우리 증시에 대비책이 필요함을 일깨웠다. 감독당국이 사태의 전말을 조사중이나 12월물 매도포지션을 가진 투자자가 보다 많은 시세차익을 노려 현물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주가지수 선물시장 거래량이 아직 적고 거래자도 많지 않은 상태라 소수세력의 주도권 다툼이 이번 사태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기관투자가들도 투매로 인한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고 선물지수와 현물지수간의 괴리가 클 때 이 차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국내투자자들의 선물거래 경험부족을 말해주는 것이다. ○국내투자자 경험부족 일본의 경우 주가상승에 익숙해 있던 투자자들이 선물거래에서도 선물을 매수포지션으로 유지하자 외국인투자가들은 고평가된 선물을 매도해 차익을 올렸다. 선물가격이 급등락할 때는 일시적으로 프로그램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데 12일 사태의 경우 일시적 거래정지를 시행하지 못했고 13일에야 전날 하락의 영향으로 기준가격보다 3% 이상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발동했다. ○경제일 평균지수 도입을 이는 일시적 거래정지제도가 12월물 거래에서는 활용되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 선물거래에서 최종 결제가격 기준을 외국처럼 결제일 다음날의 시가지수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래량이 시장침체로 적어질 때 시장지배력이 큰 「큰손」,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인들이 개입, 주가지수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물거래에서도 시장 마감 무렵에 주문을 내 종가를 조작하는 수법도 많이 쓰고 있다. 따라서 결제 다음날 시가의 주가지수를 사용하든가 결제일의 평균지수를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원래 선물거래는 현물거래의 가격변동 위험을 덜기 위해 시작된 제도다. 그러나 선물거래의 증거금비율이 낮고 유동성도 낮은 경우 대형투자가들이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투자자들은 이때 결제시기의 현물지수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위반하면서 불공정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증권거래소 또한 거래동향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매매감시시스템 작동돼야 이를 위해 선물시장에서도 현물시장처럼 일정수량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매매포지션별로 보고를 받아야 할 것이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베어링은행을 도산시킨 닛케이225지수선물도 대량 보유에 대한 주의가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큰손들의 거래사항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들로부터 매매포지션을 보고받거나 증권거래소가 이들의 거래를 일일이 추적할 수 있는 매매감시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국내 선물시장 제도가 외국인이나 특정 투자자에 의해 교란당하지 않도록 기반을 튼튼하게 마련해야 한다. 선물시장제도 구축을 위해 외국의 제도와 비교검토할 때 선물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에 눌려 도입이 안됐던 포지션 신고제도나 최종 결제가격기준 등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 선물시장 초기에 나타났던 문제가 일본 주식시장 자체의 문제와 함께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시장 실패는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용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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