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우(600kg 기준)의 산지 가격이 2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시중 대형마트의 소비자가격도 최근 한달 새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것. 원산지 표시제와 쇠고기 이력추적제 실시로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진 가운데 최근 한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정육식당들도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농협중앙회 축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한우 암소(600kg)의 산지가격은 514만1,116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8월 평균가격 405만5,000원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 한달 전 평균 거래가격과 비교해도 약 7% 가량 상승했다. 한우 암소 가격이 마리당 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3월 이후 약 2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한우 수소(600kg)의 산지가격 역시 지난달 평균 394만9,000원에서 이달 20일 현재 504만2,796원으로 한달새 무려 100만원 넘게 뛰어올랐다. 지난해 8월 평균가격 344만2,000원과 비교할 경우 상승폭은 무려 50%에 달한다. 송아지 산지가격도 덩달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암송아지(4~5개월령) 가격은 199만1,41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0만원 가까이 오르며 200만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수송아지(4~5개월령) 가격 역시 이날 기준 230만727원으로 1년 만에 85만원이나 급등했다. 김성호 농협 축산유통부 차장은 "원산지 표시제와 이력추적제가 확대 실시되고 각 지역의 한우 직거래 장터 및 정육식당 등이 활성화되면서 한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추석 수요를 앞두고 좋은 품질의 한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산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중 대형마트의 한우 판매가격도 잇달아 뛰어오르고 있다. 20일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의 한우 1+등급 등심(100g) 가격은 9,7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900원이나 올랐다. 한우 1+등급 양지(100g) 가격 역시 일주일새 1,000원이나 오른 5,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한우 1등급 등심과 안심 가격(100g 기준)이 지난 6일 6,950원과 6,750원에서 20일 7,380원, 7,180원으로 각각 430원씩 올랐다. 홈플러스 역시 20일 한우 1등급 등심(100g) 가격이 일주일만에 500원 오른 7,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제와 이력추적제 등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한우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 한우 값이 급등하면 수입육 물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켰지만 지금은 수입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존재함에 따라 수입육이 한우의 대체재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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