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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우리은행장은 요즘 자회사들 민영화에 여념이 없다. 우리투자증권부터 경남·광주은행 등 8개 자회사의 최종 매각이 눈앞이다.
이 회장은 27일 "'행백리자 반어구십(行百里者 半於九十)'이라는 말이 있다. 백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절반으로 생각한다"면서 "세 차례나 무산됐던 과거를 잊지 말고 민영화를 위해 끝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을 제외한 민영화가 마무리될 때까지 허리띠를 풀 수 없다는 얘기인데 지난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40년 가까운 뱅커의 삶을 살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그 역시 우리금융 민영화의 과제를 완수하는 데 긴장해 있는 셈이다.
다소 딱딱했던 분위기는 사회공헌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밝아졌다. 민영화 등 굵직한 현안으로 머리가 무거운 이 회장이 사회공헌에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 회장은 특히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문화장학재단과 서울시가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금융계에서는 처음이다. 이 회장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필두로 다문화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역량 강화,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눔을 통해 웃음과 희망이 넘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5년간 2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문화가족 역량 강화(결혼이민여성 학비 지원, 취업·창업 지원) △다문화가족 관계 강화(합동 결혼식) △다문화자녀 건전 성장(장학금 지원, 부모 나라 방문) △사회인식 개선(남산 걷기대회) △생활 지원(외환송금 수수료 및 환전 우대) 등의 사업을 펼친다. 이를 통해 서울시에 사는 13만명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직간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민금융 부문도 이 회장은 손수 챙긴다. 이 회장은 "대부업체 이용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대학생 저리 상품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연히 은행들이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연합회 통해서 고금리로 대출 받은 대학생들을 저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공헌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설날과 추석 때는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행사를 같은 날 동시에 진행해 금융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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