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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쟁력시대] 위기의 지방公기업 바꿔야 산다

방만경영 거의 적자 '신음'… 낙하산등 도덕적 해이 심각지방공기업에 대한 경영 혁신의 목소리가 높다. 지방공기업은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취지를 살리면서 지역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지자체가 직ㆍ간접적으로 경영하는 기업이다. 이런 지방공기업이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지방재정을 스스로 악화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미 위기감이 목까지 차 올랐다. 지난 10월말 현재 전국의 지방공기업 수는 총 306개로 자본금은 25조원을 넘어선다. 직원수는 4만 8,000여명에 달해 말 그대로 '거대한 몸집'이다. 이들 공기업의 올해 수입은 14조여원, 지출은 15조여원으로 추산된다. 적절한 '식이요법'과 '정기적 운동'이 없으면 그만큼 뒤뚱거리기 쉬운 조직이다. 지난 10월 밝힌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자체가 출자ㆍ출연하거나 직접 운영 중인 지방 공기업 대부분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행정자치부가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광역 지자체 산하 지방공기업 84개사 중 절반인 42개 공기업이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다. ◆ 권한만큼 쌓인 적자 애초에 지방 공기업 자체가 지자체의 조속한 정착을 위한 방편이었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방만하고 주먹구구식의 운영은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권한을 행사해 적자만 불린' 어처구니없는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시 도봉구가 지난 99년 1월 22억원의 자본금으로 세운 '주식회사 도봉'. 양돈 및 장례식장 사업을 하는 이 회사는 장례식장 사업에만 3억1,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감사원은 이 회사의 사업성이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또 지난 9월 인천시 산하 공기업들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하철공사는 4명의 임원 중 3명을 전직 인천시 공무원에게, 나머지 1명은 서울지하철공사 출신에게 나눠 준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 공무원 잔치'가 되버린 셈이다. 더욱이 인천 지방 공기업들은 지난 98년 551명이던 임직원 수를 99년 1,376명, 지난해에 1,508명으로 늘려 구조조정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지하철공사의 경우 지난해 13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지방 공기업 사장 임명권을 자치단체 조례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하려고 했으나 지자체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 개정안을 철회한 바 있다. 행자부는 또 지방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및 경영혁신을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아래 '지방 공기업 경영개선평가단'을 통해 감사원의 지적사항 이행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평가 결과 감사원 지적 사항의 이행이 부진한 지방 공기업에 대한 재정 페널티를 적용하려 하지만 지자체 관계자들은 "예산을 미끼로 자치구를 통제하려는 발상"이라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 민영화ㆍ경영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 개혁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된 지방 공기업에 개혁이란 '긴장을 머금은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자체의 근본취지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지방공기업에 대한 중앙 정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ㆍ한국통신 등이 공기업 개혁을 통해 서비스 향상 등 개선된 모습을 보인 것처럼 지방 공기업에 대해서도 개혁과 예산을 연계한 체계를 갖춰야만 능동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다른 지방 공기업의 모범이 될 사례가 있다. 바로 '21세기형 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대전도시개발공사'. 해마다 빚을 갚으면서 이익도 내고 있는 이 회사는 민간기업의 '경쟁'개념을 공기업에 도입, 큰 성과를 거뒀다. 사업부별로 독립채산제를 시행했고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적용해 직원들의 분발을 자극했다. 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기업의 본부장제도나 소사장제도와 유사한 '부서장 중심제'를 도입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는 30억원의 빚을 갚으면서 18억원의 수익도 올렸다. 고강도 개혁이 부실의 틈을 메우고 나아가 수익도 창출함을 확인시켜 준 사례다.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걷어 제치고 철저한 자기변신을 꾀한다면 부실덩어리인 지방 공기업도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란 지적이다. 이에 더해 사후 적발 위주로 돼 있는 현행 감사제도를 사전 지도 방식으로 바꾸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엄정한 관리ㆍ감독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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