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의 해외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은행의 신흥국 진출전략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전체 수익에서 해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은행이 7.0%로 가장 높았다.
신한베트남은행 등을 통해 해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신한은행이 5.8%에 그쳤으며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 완료로 해외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3.7%에 머물렀다. 중국 법인장에 현지인을 내정하는 등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하나은행이 1.8%를, 중국 상하이 지점 개설을 목전에 두고 있는 KB국민은행은 1.1%를 기록하는 등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이 같은 미진한 성과는 일본과 호주 은행의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일본의 도쿄미츠비시UFJ은행의 해외수익 비중은 지난해 42.1%에 달했으며 미즈호은행 또한 35.1%를 기록했다. 호주의 국립호주은행(NAB)은 16%를,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17.1%를 각각 기록하는 등 일본과 호주 은행은 해외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보고서는 또 해외 유가증권 투자와 같은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의 차이가 해외 수익 비중 차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은행의 자산 중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9.7%에서 지난해 5.8%로 크게 줄었다. 반면 일본 주요 은행의 자산 중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17.9%에서 지난해 31.1%로 대폭 늘어나는 등 수익 포트폴리오가 한층 안정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윤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해외에 진출하려는 은행들은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부 전문가를 유치하는 등 해외 유가증권 운용 및 발행 업무와 관련된 우수인력을 시급히 확보하는 한편 투자 대상 발굴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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