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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초청으로 모인 경제 전문가들이 최근 한은의 낙관적인 경기 시각에 대해 비판하고 금리 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또 중소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국내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건설 부문의 투자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21일 경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소비 회복세 둔화, 건설투자의 부진 등을 들어 앞으로 경기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참석자는 “한은이 현재의 경기에 대해 너무 부정적 상황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견해들이 있었다”고 밝혀 한은의 낙관적 경기 전망에 대한 비판이 있었음을 에둘러 전했다. 그는 “(간담회 내용에 대해) 한은이 발표한 것처럼 경기 상승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발언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자료에서 비관적 견해와 함께 “수출 호조, 유가와 환율 여건의 안정 등으로 완만하나마 경기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대기업에 비해 환율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최근 환율 하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경영 노하우와 기술축적이 된 많은 중소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이는 국민 경제 전체의 고용사정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또 건설투자를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경기를 회복시키기 힘들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낙관론과 비관론을 펼친 사람들 모두 건설경기의 부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투자액(고정자본형성 기준) 208조원 가운데 건설투자는 118조원으로 전체의 57%에 달했다. 한은의 금리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저금리 기조로 금리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졌다”며 “유효성을 확보할 때까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방기열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이지순 서울대학교 교수, 전현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전무, 최흥식 금융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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