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새해 첫날인 1일 이례적으로 서빙고동 자택을 공개하고 주요 정치인들의 새해 인사를 받았다. 이날 자택에는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는 물론, 5월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출마예정자인 맹형규ㆍ홍준표 의원 등 700여 명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전 총재측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대선 직후 정계를 떠난 뒤 3년 만의 자리인데다 10ㆍ26 재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의 대구 지원유세, 서울시장에 출마 예정인 박 진 의원 등의 출판 기념회 참석 등 정치행사 참여 빈도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사학법 강경투쟁에 대해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으로서 할 일을 잘하고 있다”, “박 대표가 취하는 자세는 잘 하고 있는 것”이라며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현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와 관련, “나라의 기본이 흔들리는데 대한 염려를 하는 국민과 같은 심정으로, 앞으로 말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그러나 정계복귀 및 2007년 대선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껏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나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종전의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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