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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한가위] 주머니 가볍지만 정성담은 선물을
입력2003-08-28 00:00:00
수정
2003.08.28 00:00:00
정영현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 추석은 가을걷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온 탓에 대지가 선사하는 축복은 덜 하다. 게다가 계속된 경기 침체와 잦은 비로 엉망이 된 여름 농사때문에 명절 분위기도 예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성을 담은 선물을 들고 그리운 가족을 찾아 고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막을 수 없다.
여름 끝에 찾아온 추석이라도 유통업계는 추석 맞이에 분주하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백화점, 할인점 등은 고향의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매장을 꾸미고 명절 준비에 나선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홈쇼핑, 인터넷 몰 등 온라인 유통 업체들도 스튜디오나 사이트를 울긋불긋하게 단장하고 흥겨운 명절 분위기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체의 힘겨운 명절 띄우기 속에서도 명절 수요가 높은 상품들의 희비는 분명 엇갈리고 있다.
◇과일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 = 여름 내 적은 일조량과 잦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 특히 명절 선물용이나 제수용으로는 알이 굵고 모양이 좋은 상품이 선호되기 때문에 물량은 더욱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이 예년보다 보름 정도 이른 탓에 밤, 감, 대추, 사과 등 햇과일의 값이 전년 대비 10~30% 오른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더운 날씨, 갈비세트 비상 = 명절 선물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갈비 등 정육 세트다. 선호하는 먹거리 중에 하나라 명절이면 수요가 폭증한다. 하지만 정육 세트 판매는 내심 불안하다. 더운 날씨 탓에 배송 중 변질을 우려한 사람들이 예년처럼 많이 찾을 것인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냉동탑차, 배송 인력 등의 보강을 마쳤기 때문에 걱정 없이 준문을 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저렴한 생활용품ㆍ화장품 인기 = 생활용품 업체들은 불황을 오히려 호기로 보고 있다. 과일 상품 구하기는 어렵고 더운 날씨 탓에 정육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면서 반대로 저렴하면서 실속있는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선물 세트의 가격대를 세분화해 최저 5,000원 대에서 최고 14만원 대까지 수십 종의 상품 세트를 내놓고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화장품 선물세트도 마찬가지다. 계절에 상관이 없는 기성품인 만큼 상반기동안 부진했던 매출을 추석 대목 동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바라고 있다. 가격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저가 기획 세트를 많이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 업체들은 한술 더 떠 고가 화장품 선물 세트의 경우 최근 소비 심리 위축으로 구입을 꺼렸던 사람에게 선물하면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 비싸진 고가 선물 = 명절이면 백화점 선물 매장을 찾은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던 고가 선물 세트가 올해는 더욱 고급화되고 가격대도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선물 예산을 낮추면서 어중간 한 가격 대의 고가 선물은 외면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통 업체들은 패키지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초고가 선물을 앞세워
고가 선물 시장에서 전면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불꽃 튀는 상품권 시장 = 상품권은 명절이면 늘 최고의 선물로 꼽혀온 만큼 매년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상품권 시장에 뛰어든 업체의 수가 늘면서 판매전은 매우 치열하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상품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백화점들은 이미 TV광고 등을 통해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며 지속적인 제휴사 확대를 통해 자사 상품권의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프트 카드를 내놓은 신용카드 사들의 판촉전도 눈에 띈다. 카드에 소비자가 원하는 메시지나 이름을 새겨주고 구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전적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여는 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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