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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아무리 급한 일도 배부터 채우고 하라는 뜻이지만, 금강산에 가면 실제로 산행보다 음식 맛 부터 보고싶어 진다. 특히 금강산이 아니면 먹어볼 수 없는 북측 음식은 반드시 맛봐야 한다. 북측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산 재료에 조미료를 쓰지 않고 조리한다는 점. 한 북측 안내원은 “남측 음식을 맛봤지만 조미료 맛이 강해 먹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식품 첨가제 문제가 북측에서는 ‘남의 얘기’ 임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산 구경을 마친 뒤에는 온천장에서 몸을 씻고 북측 교예 공연을 보면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먹거리 즐길거리
▦평양냉면=북측 사람들은 ‘랭면’이라고 발음한다. 그야말로 본고장의 ‘랭면’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옥류관이다. 평양의 유명한 냉면집 옥류관의 금강산 분점. 한번에 1,000명 가까지 식사할 수 있는 대형 규모다. 평양에서 경험을 쌓은 봉사원들이 많아 서비스 수준도 높다. 남측에서 주로 파는 냉면과는 맛이 크게 다르다. ▦흑돼지구이=북측이 운영하는 식당 ‘금강원’의 대표 메뉴다. 돼지 고기 맛은 남측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함께 나오는 반찬 맛이 일품이다. 특히 싱싱하고 연한 북측 배추에 된장을 찍어 먹는 맛이 훌륭하고 도라지 등 나물 맛도 신선하다. 금강원은 단고기(개고기)도 판다. 개고기 맛을 아는 남측 사람들은 금강원 단고기 요리를 최고로 친다고. 단고기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다. ▦털게찜=고성항 횟집에서 먹을 수 있다. 털게는 북측 동해안에서 잡히기 때문에 남측에는 흔치 않다. 통통한 몸통과 다리에 털이 수북히 돋아 있어서 털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털게찜을 파는 고성항 횟집은 남측이 운영하되, 봉사(서비스)는 북측이 하는 식당. 이곳 수족관에는 몸길이가 1㎙에 달하는 광어도 있으니 구경해보는 것도 좋다. ▦온천장=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온천이다. 섭씨 50도짜리 온천수가 나오기 때문에 물을 받아서 약간 식힌 뒤 급탕한다. 수질도 최고급이다. 특히 금강산 주봉 비로봉이 저 멀리 보이는 야외탕이 운치 있다. 가족끼리 들어갈 수 있는 개별탕의 시설도 깨끗하다. ▦교예공연=평양모란봉교예단이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북측의 ‘교예’는 서양의 ‘서커스’와는 다르다. 교예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예술성을 우선해 추구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기량과 연기력이 볼 만 하며, 교예에 맞춰 연주하는 소편성 오케스트라의 음악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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