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뱀장어가 포식자나 먹잇감에 전기충격을 가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세포를 만들어 체내에 이식된 생의학장치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안이 발견됐다고 디스커버리채널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미국 예일대와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연구진은 전기뱀장어가 8종의 서로 다른 회로와 펌프를 사용해 500V 이상의 전기 펄스를 방출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를 체내장치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기뱀장어는 세포에서 양전기를 띤 칼륨ㆍ나트륨이온을 펌프질로 빼내 세포 안의 음전기 이온 수가 늘어나게 만든 뒤 특정 회로를 열어놓아 전자들이 세포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가게 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먹잇감을 기절시킬 수 있을 만큼 강하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로 8개의 펌프와 전기회로를 조합하는 실험을 통해 강력하고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의 전기 전환효율은 19%로 전기뱀장어의 자연적 효율(14%)보다 높았다. 전기뱀장어의 펌프와 전기회로에 동력을 공급하는 것은 사람의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과 같은 연료(아데노신에 인산기가 3개 달린 유기화합물인 아데노인 3인산(ATP)). 이 가운데 인산기 1개를 제거하면 세포가 활동을 해 ATP가 아데노인 2인산(ADP)으로 바뀐다. 당분은 ADP를 재활용해 ATP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당분을 이식장치용 발전기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세포 한 개가 150㎷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이런 세포들을 한 줄로 늘어 세우고 절연재 사이에 끼워넣으면 4㎜ 크기의 입방체로 망막 삽입장치 가동에 필요한 3V의 전력을 만들 수 있다. 일반 TV 리모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1.5V짜리다. 문제는 이런 세포를 실제로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발전세포는 아직까지 가상현실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뱀장어의 세포를 추출해 이식장치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안과 세포를 설정된 방식으로 자라도록 하는 방식을 해결책으로 제기한다. 학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발전세포가 만들어지면 체내장치뿐 아니라 태양열 집열판 등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며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경우 시제품 개발에 2년, 실제 사용까지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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