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화장품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과 치열해진 경쟁 환경 때문에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화장품 업체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당분간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9일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만드는 에이블씨엔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28%(3,900원) 떨어진 4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데 이어 이틀째 급락세다.
이 같은 폭락세는 전날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떨어진 6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내에 예상보다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주가를 10만2,000원에서 9만원으로 내렸다. 우리투자증권도 부진한 실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이하경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문의 매출 성장은 긍정적이지만 국내 실적을 상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프로모션 경쟁 심화로 올해까지는 외형 성장이 둔화되고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흐름도 올해 들어 부진하다. 올해 초 121만원이었던 주가는 9일 91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주가는 전날에 비해 1.22% 오른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8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떨어진 1,402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수에서 견고한 브랜드로열티와 면세점ㆍ전문점ㆍ온라인 등 주요 채널 성장에 따른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면서 “프랑스법인 구조조정 완료, 중국법인의 견조한 외형 성장, 아세안지역 진출 확대로 올해 해외사업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코스맥스(-2.60%), 한국콜마(-2.08%) 등 다른 화장품주도 2%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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