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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서 한국에 추월을 허용했던 일본 기업들이 차세대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부상했다.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소형 2차전지와 전기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2차전지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서나가고 있는 사이 일본은 미래산업인 연료전지 분야에서 한국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일본의 페이턴트리설트사가 미국에 등록된 연료전지 특허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일본 자동차와 전자업계가 2~4위를 차지했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향후 2차전지를 이을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턴트리설트사는 특허의 규모와 질 등을 분석하는 세계적 기관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1980년부터 2013년 5월 말까지 미국 특허 상표청에 공개된 연료전지 관련 특허 1만5,939건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평가 결과 1위는 미국의 GM이 차지했다. GM는 89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질적인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GM는 연료전지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개발(R&D) 등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4위는 모두 일본 업체가 차지했다. 2위는 도요타자동차, 3위는 혼다, 4위는 파나소닉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도요타의 경우 1위인 GM를 바짝 뒤쫓으면서 연료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전자 업체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 활발히 특허 출원을 하며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삼성SDI가 5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다. 삼성SDI는 최근 들어 미국 특허청에 연료전지 관련 특허를 적극적으로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2차전지를 대체할 연료전지에서는 일본의 자동차ㆍ전자 업계가 한국에 질 수 없다며 대규모 R&D를 통해 특허를 선점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형 및 중대형 2차전지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며 "한국도 연료전지를 연구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 분야에서 한국보다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료전지 특허에서 일본의 경우 전자 업체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까지 가세해 특허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연료전지 시장이 언제 형성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일본이 무서운 속도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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