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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표정] 매도자 ‘초조’ 매수자 ‘느긋’
입력2003-09-13 00:00:00
수정
2003.09.13 00:00:00
이혜진 기자
“지난달에는 자고 나면 뛰더니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에는 자고 나면 떨어집니다”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 인근 한 중개업소 사장의 전언이다. 조합원 지분 거래금지, 소형 아파트 건립 의무강화 등의 조치가 발표된 이후 아파트 시장은 공황상태로 빠져들었다.
대책발표 전에는 매물이 없어 거래가를 알 수 없었으나 이제는 매물은 하나 둘씩 나오고 있으나 매수세가 없어 다시 시세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일부 급매물이 나오는 가운데 매도자 매수자 모두 추석이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대세지만 속내는 딴판이다. 매도자의 경우, 그 동안의 부동산 안정화대책이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경험에 비춰 이번 대책의 약발이 얼마나 갈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상당히 올랐을 때 매입했거나 대출비율이 높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들의 경우 수시로 가격을 체크하며 가격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반면 매수 의향이 있는 수요자들은 느긋한 모습이다. 아직 거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았으니 좀더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두고 보자는 태도다. 매수세는 전무한 반면 대규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소유자들이 하나 둘씩 매물을 내놓자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31평형이 6억5,000만원 34평형이 7억5,000만원선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호가 기준으로 최고 1억원까지 떨어진 가격이다. 개포 주공 역시 마찬가지. 3단지 15평형의 경우 5,000만원가량 떨어진 6억 6,000만~7,000만원에 물건이 나오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 동안 양도세 면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소유자들이 시장이 악화되자 양도세를 면제 받기 위해 가격을 낮춰서 내놓고있다”며 “9월말까지 이 같은 매물이 가격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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