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 김영사 펴냄)<br>개인 능력개발이 조직 생산성 향상의 지름길<br>자신의 가치와 잠재능력 일깨우는 경영 지침서
 | 스티븐 코비는 지난 2003년 내한, ‘…7가지 습관’ 한국어출판 기념회에서 강의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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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는 ‘자기 계발’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베스트셀러 소설 ‘연금술사’만 해도 말이 소설이지 사실상 자기 계발서나 다름없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연금술사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뭐 다를 바 있냐는 혹평까지 나온다.
최근에 쏟아지고 있는 경영 관련 책들도 주로 자기계발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책들 가운데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던 책들은 대부분 ‘리더십’을 여러 모양으로 각색한 자기 계발서다. 한치 빈틈없는 냉철한 관리자형 리더 특성을 강조하는 책들이 과거에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리더의 성품이나 도덕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이나 로버트 E 퀸이 ‘딥 체인지’의 후속편으로 발표한 ‘리딩 체인지’도 도덕 경영과 리더의 전인(全人)적 품성 등을 강조한 것들이다. 이탈리아의 심리학자인 피에로 페루치가 내놓은 ‘좋은 사람’이라는 책은 더욱 노골적이다. 결국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 성공한다는 식이다.
16년 전 한 권의 책으로 전 세계 서점가 주름잡았던 스티븐 코비의 신작도 리더의 성품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작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리더가 지녀야 할 성공 전략의 각론이었다면 8번째 습관은 총론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책은 “내면의 소리를 찾아내고 남들도 찾도록 고무하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그가 성공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8번째 습관으로 제시하고 있는 덕목이다.
여기서 내면의 소리란 재능, 열정, 양심을 모두 포괄하는 교집합이다. ▦재능을 발휘하고 ▦열정을 갖고 ▦세상에 필요한 존재임을 느끼고 ▦양심의 명령에 따라 일할 때 진정 성공에 이른다는 것이다. 사실 이 모델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제시한 ‘고슴도치 컨셉’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짐 콜린스는 ▦무엇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가 ▦무엇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는가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세가지 차원이 교차하는 지점에 기업의 강점이 있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 일관되게 추진할 때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조직 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해당한다. 개인 역시 자신이 잘 하는 일, 열정을 갖고 하는 일,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일을 할 때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비는 거기에 영성 즉 양심의 항목을 새로운 차원으로 추가했다. 효과성만으로는 우리 삶이 완전해질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소리를 찾는 데만 안주하지 말고 “남들도 내면의 소리를 찾도록 고무하라”고 말한다. 이 책이 자기 계발서에 그치지 않고 경영전략서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 대목이다.
코비는 리더의 역할을 지시하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와 잠재능력을 깨달을 수 있게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에서 리더십이 발휘되면 각자의 강점이 생산성으로 연결되고 각자의 약점이 다른 사람들의 강점으로 보완된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생기는 궁금증은 16년 전엔 왜 이 같은 개념이 빠졌을까 하는 점이다. 내면의 소리란 고희의 나이를 넘어선 원숙한 경지의 통찰력을 통해서나 가능한 개념인 것일까.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은 도전 정신을 자극한다. 하지만 막상 한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 500쪽이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인다. 이 책의 장점. 어느 페이지를 펼쳐 들고 읽어도 감동을 전해주는 주옥 같은 글귀를 발견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매 페이지마다 다른 문장과 내용이 적혀있다고는 하지만 심하게 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마디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는 결론을 500페이지나 벌릴 수 있는 그의 입담에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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