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케팅이 예술을 만난다면···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통합된 CI(Corporate Identity) 구축을 위해 기업들이 예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술마케팅은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기금기탁, 사회봉사활동 등 수동적인 차원을 넘어서 예술품을 직접 활용해 기업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 음악ㆍ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할 수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미술부터 시작했다. ‘2005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금액은 1,800억원. 그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한 장르는 미술ㆍ전시로 전체 지원금액의 45%를 차지하는 802억원에 달했다. 기업의 미술분야 후원은 2002년 1,900억원 지원에 이어 매년 평균 15%이상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ㆍLIG손해보험ㆍ금호아시아나ㆍ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작가 지원은 물론 건물을 예술품으로 변신시켜 고객들에게 고급 이미지를 심는 등 다각도에서 예술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을지로에 위치한 ‘T-타워’ 외벽에 ‘코모(COMO)’라는 이름의 전광판을 설치하고 미디어 아트를 전시하고 있다. 실내 전시공간이 아니라 건물 외벽을 전시 채널로 활용, 안과 밖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공사단계부터 미술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간 구관을 저작권료 1억원을 지불하고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겨울비’로 포장했다.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 아시아나 그룹의 신사옥 신축현장에는 금호 미술관 소장품 중 우재길 화백 등 우리 화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전시해 건설현장의 경관을 순화시켰다. 김충현 서강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예술 마케팅은 기업의 이미지와 철학을 담은 예술품 활용을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적 이미지를 창출 할 수 있어 광범위한 문화 마케팅보다는 한 차원 높은 기법”이라며 “문화적 트렌드가 강해지는 요즈음 추세에 적합한 기법으로 예술 부흥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말했다. 해외기업의 예술 마케팅은 한발 더 앞서있다.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예술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명품 패션회사 루이비통은 일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제품에 적용, 이미지 고급화와 더불어 매출상승효과도 얻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미국 알코아사는 지난 3월 러시아 진출을 위해 앤디 워홀 전시를 러시아에 열었다. 해외 투자 국가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위해서다. 최근 방한했던 콜린 트위디 유럽기업메세나 총회 회장은 “기업은 예술을 지원하고 예술은 기업에 영감을 주는 것이 예술마케팅의 비전”이라며 “예술과 경영을 결합시켜 기업의 비전 추구를 위한 전략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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