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지식경제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규제 전봇대 뽑기’를 강조했다. 역대 정부에서도 숱하게 많았던 규제완화 논의가 다른 국가적 어젠다에 밀려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었다. 지경부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과 연계해 이번만큼은 기업 입장에서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세계 30위권 수준인 기업환경을 오는 2012년까지 1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또 에너지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외에 군인연금 등 다른 연ㆍ기금의 자원개발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SOC 건설, 산업협력 등을 함께 묶는 패키지형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기업 입장에서 규제완화=지경부는 5월까지 입지ㆍ환경ㆍ세제ㆍ노사관계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글로벌 스텐더드에 부합하지 않은 규제를 발굴, 대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사안별로 단순 문제 제기를 넘어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규제권한을 가진 각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발굴된 규제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개혁 작업과 연계해 범정부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새 정부의 정책적 화두인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정책)’를 실현하기 위해 지경부가 기업 입장에서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경부 소관의 규제 288개에 대해서는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해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네거티브 방식)’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경부는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작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000쪽 분량의 방대한 규제 관련 보고서를 냈던 전경련은 이미 지난 2월부터 회원사를 중심으로 ▦토지 ▦대기업 ▦공정거래 ▦환경 및 안전 ▦물류ㆍ유통 ▦건설ㆍ건축 ▦인력ㆍ노사 등 7개 분야에 걸쳐 규제 내용 및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외국인 투자환경 3개년 계획’을 4월30일까지 수립, 2010년까지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외국 기업에 제공할 임대용지 공급을 늘리고 외국인 학교를 증설하는 방안, 인터넷TV(IPTV)에 영어 자막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 등 외국인투자가의 경영 및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포함된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을 ‘선도적 규제완화특별구’로 운용할 계획이다. 올해 120억달러가 목표인 외국인직접투자(FDI)를 2012년까지 200억달러로 높이겠다는 것이 지경부의 구상이다. ◇차(車) 효율 단일군 6등급 체제로=자동차 연비제도를 현행 8개 군에서 단일군제도로 바꿔 8월부터 시행한다. 자동차 에너지 소비효율제도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800㏄ 이하 군부터 3,000㏄ 초과 군까지 300∼500㏄ 단위로 모두 8개 군으로 구성돼 있다. 각 군은 다시 연비에 따라 5개 군으로 나뉘어 실제로는 모두 40개의 소등급이 있는 셈이다. 또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큰 에너지 효율기술 개발을 늘리기로 하고 올해에만 정부와 공기업이 이 분야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2012년에는 이 연구개발(R&D) 자금을 2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39%선인 전력 내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2017∼2030년 어느 정도로 높일 것인지를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6월 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민연금기금과 10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투자약정을 맺은 데 이어 해외 자원개발에 한국투자공사(KIC)나 군인연금 등의 투자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생산성, 두 배 늘려=대기업의 33%선에 불과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60%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안도 마련됐다. 생산성을 두 배 높이기 위해 10만곳에 이르는 중소제조업체의 생산현장에 정보기술(IT)을 토대로 한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중소기업에 연간 800명의 석ㆍ박사급 전문인력 고용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에 원활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출자하는 ‘신성장동력펀드’와 기업벤처캐피털을 2012년까지 각각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기업금융의 공급 규모는 올해 3조1,000억원에서 2012년에는 5조6,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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