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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입난 불똥 전업종 확산
입력1997-12-19 00:00:00
수정
1997.12.19 00:00:00
홍준석 기자
◎정유 나프타 철강 원면 펄프 등/재고바닥으로 감산·가동중단까지/보름이상 지속땐 경제 심각한 타격/금융권 신용장 개설 재개 급선무환율급등과 금융시스템 마비 등으로 원유·나프타·원면·고철·펄프·시멘트 등 주요원자재 수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그 파장이 석유화학, 철강, 전자산업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료난으로 유화 등 일부업종에서는 이미 감산에 돌입했으며 원료값 급등으로 완제품 가격도 상승, 판매부진으로 고전하는 등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원자재 수입난이 앞으로 보름이상 지속될 경우 2·3차 업종의 공장도 차례로 감산해야 하는 등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난은 환율급등과 외화부족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금융권의 수입신용장 개설기피에 따른 것이다.
◇정유=환율급등과 은행들의 신용장 개설기피로 원유수입이 줄고 있다. 업계의 하루평균 원유 수입량은 2백20만배럴로 이중 70%는 장기계약, 나머지는 현물시장에서 도입하고 있는데 신용장 개설이 어려워지면서 현물시장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업체들은 이미 정제공장 가동률을 낮춰 감산에 돌입했다.
◇나프타=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수입을 위한 신용장개설이 안돼 원료난을 겪고 있는데다 나프타 원료인 원유수입 마저 어려워져 부족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업계는 4백70만배럴의 재고와 국산 공급분, 수입중인 제품 등을 감안할 때 올해말까지는 공장가동에 문제가 없으나 보름정도 지속되면 가동중단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프타는 모든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로 공급이 달릴 경우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 각종 유화제품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
◇철강=전기로업체들은 주원료인 고철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소요량의 60%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환차손을 감당하지 못해 수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보름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고철 수입 가격은 톤당 1백50달러선이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28만원선인 포항제철의 열연강판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외국산 열연강판의 수입도 거의 중단, 수요업체들의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다. 동부제강과 연합철강 등 냉연강판 업체들은 원화가치가 폭락, 포철제품과 수입제품간의 가격차가 벌어지자 포철로 열연구매선을 바꾸고 있다.
◇원면=1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입중단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의 총재고는 3만여톤에 불과해 내년 1월이면 거의 바닥 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들어 수입신용장 개설이 중단되면서 빚어진 것으로 업계는 내년 1월15일까지 신용장이 개설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조업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갑을방적의 한 관계자는 『내수용 면직물 생산은 엄두도 못내고 있으며 수출용 직물생산도 재고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면직물 내수가격은 평균 1.5∼2배가량 상승요인을 안고 있어 업계는 조만간 내수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펄프=제지업계는 종이원료인 펄프수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은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수입신용장 매입을 거부하고 있으며 해외업체들도 국내상황을 감안해 현금을 요구하고 있다. 수입금액 결제는 3∼4개월 어음 사용이 보통인데 이같은 요구로 업체마다 비축해두는 3개월치 재고는 몇몇 우량업체에 국한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톤당 4백50달러 수준의 펄프가는 현재 6백달러선까지 폭등, 제지업체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엔 수입도 쉽지 않을 뿐더러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폭등해 원가부담이 거의 두배이상』이라며 『완제품인 용지의 내수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료=옥수수, 대두박 등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급등에 따른 수입감소로 생산을 줄이고 있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월 5만톤 규모의 생산량을 이달들어 30% 줄였다』며 『현재의 가격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원료 뿐 아니라 당밀, 소맥피 등 부원료 가격도 이달들어 70%이상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가격인상 요인이 35% 이상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신동방은 지난 10일 배합사료 가격을 9% 올린데 이어 15일 다시 18%를 인상했다. (주)선진, 대한사료, 삼양사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곧 30∼40% 인상할 방침이다.<민병호·한상복·권구찬·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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